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이 시집은 우선 '소'에 대한 고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소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음에도 하지 못하여 답답해서 눈물을 흘린다는 '소'
그러한 소에 대해 회상하는 듯한 이 시는, 아마도 요즘 시인들의 감성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시가 아닐까 합니다.
현실에서의 경험이 압축된 듯한 농촌에서의 향토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시이기 때문이지요.
그 다음은 '풀벌레들'입니다.
풀벌레들이 놀래어 돌아갔을까봐 브라운관을 끄고 밤공기를 들이마신다는 화자의 마음은 그야말로 자연과 상생하는 인간형 그 자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심지어 '달팽이'에게도 시인의 따뜻한 감성은 여전합니다.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에 슬픔의 얼룩이 남는다는 구절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 한결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게 만듭니다.
요즘 같은 도시적인 퍽퍽한 분위기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생명과 더불어 사는 마음, 그것이 이 시집이 시간이 지나도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이 듭니다.
도시생활에 지쳤다면 한번쯤 마음을 쉬어주기 위해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