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웅님 전작 동물의 땅에 이어 이번 작품도 감정선이 참 잔잔하고 살랑살랑 물결쳐 오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정말 다분히 속물적인 이유로 시골로 갔던 한 남자가 다른 한 남자를 만나고, 서로의 마음이 통하고, 서로를 생각하게 되고, 그리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고 차분히 그려내서 참 좋았습니다.동물의 땅에서도 주인공들의 심리를 자세히 그려내서 좋았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셨네요. 요즘은 감정선은 생략하고 수위가 강한 내용과 오메가버스라는 소재로 급기야 사랑이라는 감정의 당위성을 제거해버리는 소설이 워낙 많은데 이 소설은 차분하니 둘의 감정선을 납득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참으로 좋았던 것 같아요.전작 동물의 땅은 약간 늘어지는 감이 있었는데 이번 책은 단권으로 아주 속도도 적절하게 조율된 느낌입니다. 발전된 필력에 감명받았고 다음 작품도 기다릴게요.어딘가 고즈넉한 산기슭 마을에서 원두막에 누워서 편안히 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