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안녕하시다 1 - 성석제 장편소설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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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작가의 작품 중에는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정도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처음 접했을 때의 머리 옆에서 망치로 땅땅 맞는 것 같은 충격은 지금도 그 작품을 생각하면 가시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도 그러합니다.
요즘 같이 디지털이 일상화된, 어찌보면 가물다 못해 씨가 말라버린 피폐한 문학의 가뭄기에 이런 가상의 역사소설의 모음들로서 저 같은 대중들에게 더욱 친근히 다가올 수 있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문학에 조금이라도 생명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가상 역사 소설이지만 하나 하나의 사건마다 작가가 살면서 느꼈을 삶의 단상들이 불쑥불쑥 독자의 머리를 치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질문합니다. 너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고.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너는 어떻게 이러한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느냐고.
성석제 작가님 특유의 피식피식 웃게 만들면서도 어느 순간 심장에 쿵 와닿는 묵직한 감성은 참으로 언제 봐도 한결같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오래 사셔셔인지 삶의 본질을 궤뚫는 도인의 시선 같은 것이 이 책 안에는 있습니다.
정통역사가 아닌 허구의 역사소설 모음이기 때문에 주위에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 친구들에게도 읽어보라고 들이대면서 추천할 수 있어서 참으로 기쁩니다.
책장을 넘기기 전에 웃거나 울게 되는 이러한 경험을 하게 해준 이 책에게 참 고맙습니다. 메말랐던 감성을 적셔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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