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부모의 말이 전부다 - 교장 선생님이 알려주는 초등 자녀 소통법
한선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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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엄마, 아빠가 처음입니다. 물론 아이도 난생 처음 누군가의 아이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니까 부모도, 아이도 누구의 부모, 누구의 자식이 되어 본 적이 없는 것이지요. 초보 아빠, 엄마는 한 번의 시운전도 없이 등 뒤에 초보라도 팻말도 달지 않은 채 자식이 처음인 아이를 데리고 검은 빛의 삭막한 아스팔트 위를 내달리기 위해 톨게이트 입구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 초보 부모는 그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 없지만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무식쟁이들입니다. 그들은 부모가 되기 전 어떠한 교육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부모에게서 배운 것을 그들의 자식들에게 그대로 가르칠 것입니다. 지금의 아이들은 밀레니엄도 한참 지나서 태어났지만 그들의 부모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아주 다양할 것입니다. 시중에는 부모와 자녀가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로 넘쳐 납니다. 그 모든 책들을 읽어보면 좋겠지만 너무나 바쁜 우리는 그중에서 옥석을 가려 읽어야 합니다.

저자는 2023년부터 오산시에 있는 광성초등학교에서 교장선생님으로 재직 중입니다. 교사, 장학사, 교감선생님을 거쳐 교장선생님이 되었습니다. 38년의 교육 전문가, 현직 교장 선생님이 한 권의 책을 가지고 우리에게 왔습니다. <결국은 부모의 말이 전부다>에서 저자는 부모의 언어를 바꾸어야 한다고 합니다. 왜 일까요?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말은 모두 사랑에서 비롯된 말이고 욱하는 화 조차도 자식 잘 되라고 하는 것인데 말이죠. 책에는 부모의 언어가 변해야 하는 이유, 자녀와의 올바른 대화 방법, 소통, 그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저자가 말하는 부모의 말이 무엇인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1. 부모의 언어가 변해야 하는 이유

우리 속담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말이 있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듣는 사람이 받아들이는 기분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 1) 저자의 책에 소개된 엄마와 아이의 대화입니다.

아이: "엄마, 오늘 시험 봤는데 80점 맞았어요."

엄마: "80점이나 맞았어? 그래서 기분이 좋구나."

아이: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았는데도 80점이나 받았어요."

엄마: "우와, 앞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면 점수가 더 잘 나오겠는데?"

예 2) 저와 우리 자유의 대화입니다.

자유: "아빠, 오늘 시험 봤는데 80점 맞았어요."

아빠: "최빈값이 얼마야, 반 평균은 얼마고."

자유: "열심히 했는데 실수가 많았어요 다음에 더 잘할게요."

아빠: "실수도 실력이야. 100점 맞을 때까지 게임 하지 마."

아주 흔하게 발생하는 부모와 아이의 대화지만, 부모의 어떤 말이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고 배우는 일에 집중하게 할 수 있을까요?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아닌지. 모두들 가슴에 손을 한 번 얹고 생각해 보셨으면 해요.


2. 자녀와의 올바른 대화 방법

저자는 책에서 아이와 쉽게 즐겁게 대화하는 9가지 비결을 아래와 같이 공유합니다.

  • 아이의 눈높이로 대하기

  • 질문하고 끝까지 듣기

  • 대화를 칭찬과 감사로 시작하기

  • 권유의 말 사용하기

  • 질문, 경청, 공감하기

  • 욕구를 알고 인정해 주기

  • 긍정적으로 소통하기

  • 나긋나긋 부드럽게 말하기

  • (아이가 술술 말하는 공식) 사용하기

모두 맞는 말 같습니다. 하지만 말은 쉽기만, 쉽게 보이지 않는 비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제 자녀와 제대로 소통하는 비법도 알았으니 실천할 지 말 지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3. 소통, 그 실수를 줄이는 방법

38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수 천 수 만의 학생과 부모, 직원을 대면한 교장 선생님도 소통. 그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잘난 부모들, 자기애가 너무 강한 아이들, 자신의 권익만 따지는 직원들, 저자가 그동안 마주한 현장에는 무수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소통의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비법이 있을까요? 저자는 있다고 말합니다. 연습이라고요. 소통 연습, 연습, 연습, 연습만이 소통을 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당신의 아이는 행복하나요?


중세의 기사는 전쟁에서 죽을 지언정 상대방에게 무릎을 꿇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쟁을 마치고 집 앞 도착했을 때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아내와, 아이를 바라보며 갑옷의 갑주를 망설임 없이 풀어 무릎을 꿇고 아내와 자녀를 뜨겁게 포옹합니다.


학교, 학원을 떠돌다 어둠이 짙게 깔리면 지쳐서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를 위해 아이의 눈을 마주 보며 따뜻하게 부모의 향내를 전하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한번 펼쳐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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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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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고양이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된 이 작품은 새끼 고양이에 얽힌 추억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작가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지갑의 재화를 주저 없이 열어 그의 책을 집는다. 이번에는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고양이를 버리다>라는 다소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고 독자들 앞에 섰다.

아버지와 아들. 아들과 아버지. 두 남자 사이에는 전해지지 않는 무거움이 흐른다. 무라카미 자아키. 저자의 아버지. 그에 대한 사변적인 서사를 사실로서 써 내려간다. 입양과 파양. 중일 전쟁 참전, 교직 생활과 노년의 투병기로....

어떤 알 수 없는 연유로 아버지와 20년간 절연했다는 아들. 그리고 아버지가 생을 마감할 때 화해의 연을 날렸다고 한 그가.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기억하는 추억의 매개체 고양이를 빌어서...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지아키를 우리 아버지로. 하루키를 나로. 투영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내 과거의 추억, 슬픔, 분노의 기억 속으로... 어쩌면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아들이. 아들과 아버지가 한 번쯤은 느꼈을 만한 오묘한 감정이 서로 얽혀 있다.

필자는 이 책을 든 세상의 아버지와 아들. 아들과 아버지가 고항집 툇마루에 앉아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무심하듯 건너다보면 희미한 기억의 건너편에서 서로의 줄을 잡고 다가오는 나룻배를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세상 누구나 다 한때는 아들이었고 아버지였다. 소중한 기억을 되살려 서로의 손을 보듬어 따뜻한 부자간의 온기를 나누고 싶은 아들과 아버지는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라. 후회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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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연탄으로 만든 길
허기복 지음 / 좋은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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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싫든 좋든 원하든 원치 않던 우리로 살아가야 한다. 인간은 적의 공격을 막을 날카로운 이빨도. 추위를 막아줄 따듯한 모피도. 동물을 사냥할 수 있는 빠른 발도 지니고 있지 않다. 초원에 던져져 홀로 버려진 인간은 단 하루도 생존할 수 없는 나약하기 그지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리를 만들어 살기 시작했다. 나와 너가 아닌 우리로. 그러나 언제부턴가 우리가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만들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구분하고 서로를 단절시키는 단단한 벽을 만들어 우리로부터 나와 나와 너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섬김으로 하여 생존했으므로 서로를 섬김으로 살아야 마땅하지만 우리는 위아래라는 위계질서를 만들어 어색한 동거를 이어오고 있다.

저자는 밥상공동체복지재단 연탄은행 대표다. 서울장신대학교 신학과.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서울의 한 교회에서 목회활동을 시작한다. 이제야 좀 안정적으로 생활하나 보다 했는데 얼마 못 가 그 '안정감'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는 목자 허기복. 1997년 외환위기 시절 실직 노숙인, 여성 가장, 독거노인, 아동 등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자 담임 목사직을 사임하고 사회복지 현장에 뛰어들었다.

원주시 원주교 쌍다리 밑에서 무료급식을 시작된 그의 26년간의 노정은 섬김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항상 함께 했다. 목자 허기복과 활동가들은 그동안 연탄나눔 약 8천만 장. 무료급식 1,394천여 명, 자원봉사 518천여 명을 나누었다. 원주천 쌍다리 밑 아주 작은 시작이 오늘의 역사를 이루어 낸 것은 실로 기적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고 가난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한다. 빈민 운동의 대부 아베 피에르 신부는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남의 도움만 받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을 해서 남들을 돕게 만들었다. 나의 또 다른 나에게 불쌍해서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나에게 우리가 되어 함께 갈 뿐인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밥은 하늘이고 연탄은 땅이라고 한다. 먹을 것이 넘쳐나 먹방이 유행인 시대에 웬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말할 수 있다. 자기 배부르고 등따수우니 다른 사람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당연한 것이 세상 누군가에겐 꿈일 수 있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나아지리면 세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 자신', '정치인', '공무원'이다.
정치인과 공무원은 일단 내버려두더라도 나 자신은 변해야 하지 않을까? 채근담에 보면 "待人春風 持己秋霜 대인춘풍 지기추상"라는 말이 있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고, 나 자신에 대해서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하라."라는 말이다. 간단히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하지 말자.

연탄구멍을 한번 헤아려보니 22개쯤 되었다. 그래서 이름이 구공탄 또는 구멍탄이라 부른다. 위아래로 연탄을 이층으로 쌓고 불을 지피면 동장군과도 한번 맞서볼 만하다. 그런데 연탄에 구멍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불이 붙지 않는다. 위아래 공기구멍을 잘 맞추지 못해도 매한가지이다. 이렇듯 연탄도 최소한 22개 공기구멍이 있어 서로 소통해야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 위아래 위계질서를 만들어 서로를 단절시키고 있는 우리가 연탄에게 한수 배워야 한다.

저자는 책에서 철학자 칼 야스퍼스의 말 "인간은 다른 이에게 자신을 내어줌으로써 비로소 인간이 된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인 동시에 이타적인 존재다. 어떻게 한결같이 이기적이거나 이타적이기만 하겠는가. 나눔과 섬김 역시 타인을 위한 행동인 동시에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길이다. 내가 느끼는 감동과 환희, 행복과 만족이 전혀 없다면 아마도 26년을 이어 오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필자는 행복해지고 싶고, 건강해지고 싶고, 유쾌한 일상을 보내고 싶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싶고, 나의 나에게 미안해지기 싫고.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전해 주고 싶은 사람들은 이 책을 서점에서 들고 공원의 벤치에 앉아 책을 한번 펼쳐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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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직장생활은 안녕하십니까 - 정년 퇴직을 꿈꾸는 직장인의 하루살이 시트콤
이용화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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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에세이를 담은 책 "당신의 직장 생활은 안녕하십니까"에서 저자는 20년간 직장으로 출근하면서 직장 생활에서 느낀 감정과 경험한 것들을 유쾌하게 해결해 내며 웃음을 주기도 하고 숨기고 싶은 치부를 드러내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은 기성 직장인에게는 흘러가 버린 청춘에 대한 기억을 돌려주고 다가올 앞날을 곰곰히 고민하게 한다. 그리고 아직 신입의 딱지를 떼지 못한 직장인에게는 앞으로 닥쳐올 만만치 않은 직장 생활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자기개발서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늘 다양하고 신박했던 내 꿈 리스트에 없었던 직업, 직장인! 되고 싶은 것 중에는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직장인이 되어 20년째 살고 있다.(p.22)

"나는 직장 생활이 적성에 안 맞아."(p.39)

'지나고 후회하지 말자.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살자.'(p.46)

"하, 내일이 벌써 월요일이라니..., 믿을 수가 없네."(p.67)

평생을 앓아 온 '늦잠 못 자요 병' 환자인 나는 일찍 일어나고서 왜 지각을 하는 걸까?(p.81)

나를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것은 늘 나였다. 언제나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다.(p.103)

'돌아이는 질량보존이라더니 예외가 없구나.' (p.114)

먹고사는 게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p.162)

"내가 개떡같이 이야기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라."(p.125)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이 들더라도 참자.(p.130)

"월급은 '카후' 가 진짜" (p.131)

이제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저도 생계형 직장인입니다만!"(p.154)

평범한 것만큼 대단한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모두 대단하고 기특합니다.(p.169)

밤밥 밥! "밥 먹고 합시다."(p.173)

마흔이 되던 해의 나는 살며 경험할 수 있는 많은 사건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묶어서 함께 일어났다.(p.179)

첫 출근 날은 분명 설렜고, 기대했고, 신났고, 행복했는데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p.205)

몸이 건강했던 10년 전보다 더 건강해진 내 마음은 그렇게 지금의 나를 만든다.(p.220)

우리는 생각만큼 강해지는 대신 점점 소모되고 있었다. 마치 완충해도 2시간도 채 못 가는 오래된 휴대전화 배터리처럼.(p.223)

도종환 시인의 시에서처럼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p.225)

"서른여덟이었 으면 쉬웠을까? 마흔여덟이었으면 두려움이 없었을까? (중략) 앞으로도 완벽한 때란 없어. 지금 내가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다."(p.278/골든타임 대사 중)

by 투덜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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