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충류 심장
강정 지음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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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구를 굳이 찾으시겠다면 이 책을 펼치지 않는것이 좋겠다
시론집 이면서도 시인이 선별한 시는 다시 아름다운 철학 에세이로 풀어진다.

/기다림의 열병으로 입 다물지 못하는 모든 사랑의 죄인들에게 따뜻한 죽음 있으라/
/사랑의 뼈와 내장까지 들여다본 이후에도 떠났던 사랑이 돌아온다면, 그건 세상이 미쳤거나 미친자의 진심으로 세상이 뒤바뀐것이라 할 수 있다. P235 /
삶과 죽음 가운데 시가 존재해야 하는 까닭, 그 중 유독 사랑에 관한 아포리즘은 정말 최고다.

/때로 사랑에 있어 죄인이 있다면, 버린 자가 아니라 버림받은 자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열렬하고 강렬했던 사랑일수록 더 그렇다. P224/
이 궤변스러운 역설 앞에서 반기를 들고자 한다면
당장 이 책을 펼치길 권한다. 그리고 저자의 사랑철학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임을 장담 한다

아 ~ 이 밤 난 어찌 이 문장앞에서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을까....
이어 가슴에서 솟구친다.
'나는 단지 사랑하는 당신의 피와 고통을 볼 수 없었고 들을 수 없었기에 잠시 고통을 면했을 뿐이예요 영혼을 지배하는 생물학적 감각은 일시적으로 고통을 감하여 당신을 사랑하는 나에게
이런 지옥을 내리고 혼탁한 영혼을 더 깊은 감옥 속으로 질질끌고 갔습니다. 죽을수도 없는 지옥에서 눈 감으니, 백만년만에 당신의 고통이 보이고 그것은 비장한 꽃잎이 바람에 붉게 흩날리는 풍광입니다'
파충류 심장, 을 보고 있자면 가슴에 무언가라도 쓰고 싶어지는충동을 부른다
시론으로 펼쳐지는 저자의 너무나 기품있고 아름다운 문장에 말문이 막힌채 아마 빈노트에 빼곡이 메모하고 싶은 충동을 강렬히 느낄것이라 믿는다. 냉혈하지만 뜨거운 그 속에서 역시 출구는 찾을 수 없다. 아니 찾고 싶지 않음이다. 뜨거워지는 심장으로 더 깊은 가을로 걸어갈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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