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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 - 목적으로 이끄는 독서의 기술
이희석 지음 / 고즈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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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수줍은 청년의 고백

 

이 책은 친절하면서도 정직하며 이름모를 독자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으로 가득차 있다. '독서'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이 소박하고 수줍은 청년은 자신의 독서체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있는 그대로 더 많은 미래의 독서쟁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본인 스스로 고백했듯이 무려 10년의 시간을 투자해 얻은 결실을 책에 담았지만 그런 개인적인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한없이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다.

 

이 책을 감싸고 있는 이런 저자의 겸손함때문인지 읽는내내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이것이 이 책이 가지는 첫번째 장점이다. 소통의 기본에 충실하다는 뜻이다. 저자의 메시지가 이렇게 편안한 분위기에서 전달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름모를 독자들의 다양한 상황을 안고가려는 노력이 돋보이고 이를 채워줄만큼 충분히 친절하다. 그 자체로 독자들이 이 청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만한 준비는 확실히 끝난 셈이다.

 



 

 

누가 읽으면 좋을 책일까?

 

우선 독서의 효용을 귀가 따갑게 들어왔지만 여전히 어떻게 책과 친해지고 자신의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는지 몰라 고민해 왔던 책읽기 초보자들에게 반가운 책이 될 것이다. 저자 스스로도 이런 분들을 제일 염두에 두고 썼다는 사실을 책을 읽는내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누구보다 이런 분들이 독서를 대함에 있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을 본인의 체험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친절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독서의 세계로 새롭게 편입될 분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는 책들의 홍수속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자기다움에 걸맞는 책읽기 여정에 나설 수 있을 것이며 저자의 희망섞인 바람처럼 멀지않은 미래에 자기만의 독서법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지 않을까. 추측컨대 이런 작은 결실을 맛본 후에 다시 이 책을 읽어본다면 처음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저자의 생각을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어느 정도 책읽기의 효용과 맛을 아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어떤 의미로 다가서게 될까. 미리 고백하건대 굳이 분류하자면 필자는 이 그룹에 속한다. 이런 분들만이 느낄 수 있는 이 책의 매력을 한문장으로 정의하면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책읽기 여정이 큰 틀에서 틀리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자부심'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내내 고개를 끄덕이고 무릎을 치며 저자의 메시지에 공감과 동의를 표시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을 감탄하게 만들고 극적인 변화를 일으켰던 인물, 문장 하나, 내 인생의 책이 저자의 입을 통해 거론될때마다 느끼는 흐뭇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스스로 회의감을 느껴 이제까지 애써 쌓아온 독서내공의 힘을 과소평가하고 회귀할 수도 있었을 함정에서 누군가를 구해주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가까운 곳에 있었음에도 손길이 닿지 않았던 자신을 기다리던 책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하고 이미 읽었던 책이지만 미처 감지하지 못했던 정수를 깨닫는 즐거움도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가치 하나가 더 있다. 나름대로 자신의 삶에 책읽기의 가치를 활용해왔던 그룹에게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갈 것을 권고한다. 자기다운 소명을 찾고, 책을 통해 깨달은 지혜와 영감을 보다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에 적용시킬 것을 말이다.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실험했을 때의 극적인 변화의 힘은 저자 스스로의 사례를 통해 책 전반에 걸쳐 집요할 정도로 반복할만큼 중요한 충고인 셈이다.

 

그렇다면 책속에서 저자가 언급했던 책읽기 대가들이나 위대한 작가들은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해진다. 대가들의 속내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하겠지만 나의 미래지향 재능을 통해서 한번 유추해 보련다. 대가들은 또 다른 관점에서 이 정직한 청년이 자신의 체험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를 들으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대견해 하지 않을까. 청년이 도달한 책읽기 경지에 대한 평가보다는 책읽기를 대하는 무한애정과 자신이 느낀바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에게 나누려는 따뜻한 마음에 감탄하며 격려와 후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청년은 그들과 잠재독자들을 이어주는 친절하고 훌륭한 메신저다. 아직도 만나지 못했던 신선한 독자들을 스승으로 삼아 자신의 생각을 한번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얘기다. 또한 평소에 잠재독자들에게 꼭 하고 싶었던 얘기를 콕 집어서 명쾌하게 전달해주는 훌륭한 대변인을 공짜로 얻은 셈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에게 기꺼이 다가가 그들의 책만으로 전할 수 없었던 더 큰 삶의 지혜를 나눠줘야 하는건 아닐까..^^

 

 

탐구심 재능이 책읽기를 만나 신나게 뛰어놀다

 

또 하나 고백하건대 저자와 필자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다. 물론 그의 자기다움을 충분히 들여다 볼만큼 충분한 관계는 아직 아니지만. 내가 기억하는 저자는 '탐구심'이라는 대표적인 지원재능의 속성을 가진 테마가 간판재능이자 강점수준에 근접한 독특한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그가 젊은나이에 이미 4,000권의 책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그의 재능이 강점수준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첫 책을 뒤늦게 읽으면서 나는 저자의 탐구심이 양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질적인 깊이면에서도 일취월장했음을 실감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의 탐구심이 특별한 목적없이 수집해 온 독서편력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예리하면서도 폭넓은 독서내공이라는 강점으로 자리잡았음을 깨닫게 된다. 그만큼 '탐구심'과 '책읽기'는 환상의 짝궁이다. 적어도 자신의 재능중에 '탐구심'이 확인된 독자라면 저자를 역할모델로 적극적으로 삼을 것을 재능세공사로서 강력히 권고한다.

 

 

아쉬움과 기대사이

 

저자는 정직하며 친절한 사람이지만 자기다움의 중요성 또한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책읽기의 공통적인 지혜를 논하면서도 잠재독자들의 자기다움에 따라 유연하게 자신의 메시지를 해석하고 적용할 것을 그리고 조금 더 맞춤식 조언을 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다가오라고 속삭인다. 그러나 독서이외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방식에도 책읽기의 효용을 이식할 수 있는 지혜까지 제시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어 텔레비젼은 전혀 도움이 안되는가?라는 꼭지에서 나는 이런 내용을 기대했다. TV를 통해 제공되는 프로그램도 책읽기 방식으로 접근하면 또 다른 의미와 느낌으로 지혜를 캐낼 수 있다는 신선한 조언같은거 말이다. 나도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저자라면 웬지 책과 체질적으로 궁합이 안맞는 독자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안겨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개정판에서 한번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저자가 후반부에서 친절하게 안내한 것처럼 '독학의 기술'은 여러가지 현실적인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매우 긴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예상컨대 이 책 역시도 책읽기의 효용이라는 큰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지만 첫 책보다는 더욱 구체적이고 살아있는 실용적인 가이드로서 손색이 없을듯하다. 그전에라도 마음이 급한 이들이라면 보보에게 지금 당장 전서구를 띄워 도움을 요청하라. 그것이 저자를 그 어떤 것보다 행복하게 만들것이 분명할테니 말이다.

 

P.S 추천도서의 향연을 만끽하며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독자들의 참여를 통해 저자가 발굴한 것과 같은 또 다른 추천도서 정보를 알차게 보강해서 개정판으로 선보이면 어떨까 하는. 집단지성의 힘으로 이 책이 개정판에서 더 풍성하고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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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라이크 2008-11-27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에 대한 무한 신뢰와 따뜻한 애정이 넘치는 멋진 서평이네요. 글 잘 보고 갑니다.
 
음식보다 마음을 팔아라
박노진 지음 / 이콘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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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나은 식당 운영자가 전하는 식당 비즈니스

최소한의 기본 시청률을 자랑한다는 음식 프로그램을 어떤 채널을 통해서건 한번쯤은 접하게 되는 세상이다. 우리는 그렇게 '식당 비즈니스'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보다는 '맛집'이나 '음식점'이라는 단어에 더욱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그렇게 차고 넘쳐나는 맛집의 홍수속에서 정작 우리가 직접 찾아가 기분좋게 식당을 나서게 만드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아이러니는 때로 우리를 당혹하게 만든다.

이 책은 아주 특별한 시선으로 식당 비즈니스를 체험하고 고민하고 연구한 과정과 결과를 그가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정갈하고 맛깔스런 음식처럼 정성스럽게 설계한 코스(목차)대로 깊숙한 맛이 우러나는 메인메뉴(핵심메시지)와 맛깔스럽게 씹히는 밑반찬(구체적인 사례)으로 맛있게 이야기한다.

식당 비즈니스를 통해 저자가 전하는 사람중심의 경영이야기는 진정한 맛집과 대박식당이 갖추어야 할 필요.충분조건을 이해하게 만들고 일상속에서 허다하게 식당을 찾는 고객인 우리에게 식당을 바라보는 또 다른 안목을 마련해 준다.



식당 비즈니스 - 맛, 서비스 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진 종합예술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 지겨울 정도로 집요하게 강조하는 메시지안에 우리가 식당 비즈니스라는 단어에서 당연히 떠올리는 맛과 서비스보다 사람(고객과 직원)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이 훨씬 더 비중있게 다루어져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맛과 서비스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직원이며, 아무리 훌륭한 맛이나 서비스라 하더라도 그 대상이 되는 고객의 기대와 수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모든 비즈니스에서의 변하지 않는 진리를 저자는 오랫동안의 식당 비즈니스 경험을 통해서 절절하게 느꼈왔던 것 같다.

저자는 단지 돈을 잘 버는 대박식당을 뛰어넘어 끊임없이 어제보다 나은 식당을 만든다는 철학을 모토로 하는 명품식당을 꿈꾸는 사람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규모와 상관없이 식당 비즈니스에도 제대로 된 경영개념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지론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경영자이다.

ISO 경영시스템 도입, 경영혁신과 품질개선, 브랜드, 마케팅, 인재중심경영, 학습을 위한 휴무일 제도, 비전 등 일견 이 책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경영이론들이 식당 비즈니스에 어떻게 녹아 들어갈 수 있는지 확인하다 보면 더이상 식당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분들에 대한 일반적 오해와 편견이 설 자리는 없다.

아직 현재 진행중인 저자의 명품식당에 대한 비전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음식'보다 '마음'을 파는 식당이 아닐까. 찾아온 고객들이 항상 음식의 맛은 물론이고 그 속에 담긴 사장과 직원들의 정성스런 마음에까지 감동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그런 식당말이다.



누가 읽으면 좋은 책일까? 식당관련 종사자만의 필독서일까?

저자는 현재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들에게 식당 비즈니스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함을 알려주고 어제보다 나은 식당 운영을 위해 필요한 실용적인 조언이 담긴 책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쉽게도 생존게임에 직면해 있는 현직 식당 운영자들이 스스로 이 책을 찾아내어 읽고 활용할 가능성은 아직은 낮아 보인다. 저자도 밝혔듯이 그만큼 식당 비즈니스는 그 어떤 분야보다 고달프고 힘겨운 사업이고 그 치열한 전장에서 호흡을 가다듬어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조언에 귀기울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인 것이다.

주위에 가족이나 지인들 중에서 식당을 하는 분들이 한 두명 쯤은 있을 것이다. 그분들을 돕거나 무언가 선물해줄 기회를 엿보고 있다면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선물하면 좋을듯 싶다. 단언컨대 그 어떤 것보다 값지고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이고 제 임자를 만나 이 책의 가치도 더욱 빛나게 될 것이다. 

새롭게 식당 비즈니스로 성공을 꿈꾸는 이들과 이미 한번 실패를 맛본 이들에게는 그 실천에 앞서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며 식당 운영시 항상 곁에 두고 참고하는 메뉴얼로 삼아도 손색이 없다. 또한 분야와 상관없이 신규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이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와 원칙은 음미하고 적용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

식당 비즈니스와 상관없는 일반독자들에게는 그간 고객의 입장에서만 부분적으로 느껴왔던 식당 비즈니스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게 됨은 물론이고 언제까지라도 단골로 이용할만한 식당이 어디인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지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며 왜 한다하는 식당에 갔을때마다 여전히 이런저런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실감할 수 있었다)

거기다 덤으로 음식 이야기를 들을 때면 빼놓을 수 없는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맛집(식당경영 전문가가 발로 뛰며 확인한)을 알게되는 행운 또한 얻을 수 있다. 이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맛집을 발견했다면 즉시 찾아가 맛을 보면서 책읽기를 계속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음식보다 마음을 파는 식당이 더 많아져서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느 식당에선가 이 책을 읽고 있는 사장님이나 직원들의 모습을 보거나 식당 한켠의 서재에 가지런히 꽂혀 있는 이 책을 발견한다면 그 곳은 분명 어제보다 더 나은 식당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현장으로 인정해주어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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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개발자 희망보고서
오병곤 지음 / 한빛미디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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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요상한 책이다. 명색이 IT 전문가라는 사람이 내내 '사람'과 '소통'을 집요하다 못해 편집증적으로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왜 그는 대한민국 개발자들에게 전혀 그들의 분야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야기(?)를 줄기차게 해대는 것일까? 이제 그 이유를 한번 차근차근 디벼보도록 하자.

 

 IT는 신종 노가다인가?

 

제 1 부 생존에서 저자는 현재 IT 업계 종사자들이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를 생생하다 못해 민망할 정도로 가감없이 설명해 준다. 현재로만 따지면 IT는 신종 노가다로 불리워도 할 말이 없을만큼 열악한 산업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저자는 IT 핵심인력인 개발자들이 공사판의 막노동꾼처럼 다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에 대해 분노하고 변화하려는 의지가 미약할뿐더러,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기에 더욱 절망적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했던 것 같다.

 

먼저 그 변화의 길을 치열하게 경험한 저자가 동료들에게 털어 놓는 진실은 기술이 모든 것을 좌우할 것만 같은 IT 업계에서 진정한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메마른 IT 직무에 '사람'과 '소통'의 숨결을 강하게 불어넣자는 것이다.

 

저자는 개발자들을 지금의 고달프고 초라한 상황으로 몰아넣은 주범이 기술력 부족이나 무리한 고객의 요구때문이 아니라, 피플웨어를 하드웨어 방식으로 다루어 왔던 IT 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이 절대적인 '소통'의 부족과 품질문제를 야기시킨데 그 근본원인이 있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한다.

 

그는 자신의 생생하고 다양한 경험과 치열한 사색을 바탕으로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은 물론이고 모든 직장인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만한 사례와 논거를 제시하며 웰빙 프로그래밍, 프로젝트 성공하기, 전문가로 성장하기 초식을 유감없이 펼친다.

 

이 모든 초식의 밑바탕에는 '사람 최우선'과 '소통의 질적.양적 강화'라는 IT 타짜 오병곤의 절대기술이 깔려있음은 당연하다. 경상도 짝귀가 고니에게 알려준 속임수 판별법이 기술에 있지 않았듯이, IT 타짜는 개발자들에게 함께 일하는 PM, 고객, 동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걸 습관으로 삼는 길만이 고수가 되는 비결이라고 속삭인다.

 


누가 읽으면 좋을까? 개발자만 읽는 책인가?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IT관련 전공을 공부하고 있거나, 전공과 상관없이 IT업계에서 종사하고 싶은 사람에게 제일 먼저 일독을 권하고 싶다. 왜냐 하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들려주는 살아있는 지식은 동문특강이라는 이름으로 실력있는 선배들을 초청해서 들어볼 수 있는 수준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연하자면, 1부 생존에서는 피상적으로만 느껴왔을 IT 업계의 정확한 현주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좀 더 정확한 진로에 대한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으며, 2부 생존에서는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가이드 해 줄 것이다. 3,4부 도약과 비전에서는 앞으로 IT 전문가로서 어떤 경력로드맵과 비전을 가지고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가 들어 있다.

 

두번째 독자층은 당연히 대한민국 개발자의 몫이다. 이들은 1부 생존에서 무릎을 치고 분개하며 공감할 것이며, 또한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특히 이들에게는 2부 정진보다는 3부 도약을 집중해서 읽어 보기를 강력히 바란다. 그 대목에 개발자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힌트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단 이 책을 대한민국 직장인을 위한 희망보고서로 읽어주길 바란다. 2부 정진의 개발 생산성 혁신과 관계지향 프로그래밍을 제외하고는 모든 내용에 개발자 대신 여러분을 대입해도 무리가 없을 것임을 보장한다.

 

역시 3부 도약 - 프로젝트 성공하기를 집중해서 읽어주시기를 바란다. 프로젝트형 조직이 일반화되는 추세에서 여러분에게도 매우 실용적인 지식이 될 것을 믿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체되어 있는 과거의 자신과 결별하고 어제보다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변화의 길을 떠나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IT 변화경영 전문가를 꿈꾸는 저자의 눈물나도록 처절하고 감동적인 변화체험실록이기 때문이다.

 

특히 프롤로그, 에필로그와 더불어 1부 생존의 불타는 갑판편, 2부 정진의 연금술편, 3부 도약의 숨겨진 힘 사람편, 4부 비전의 나의 기술사 도전기 등을 별도로 꼼꼼히 반복해서 읽어보기를 바란다. 이 대목들에 저자가 평범하고 피곤한 일상을 벗어날 수 있었던 중요한 힌트가 곳곳에 버무려져 있으니 말이다.

 

지지리도 바쁜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성실한 독종이었기 때문이고 그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알콩달콩 가족들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가 어려운 일을 해낸 것은 틀림없지만 이 멋진 성취끝에 10년만에 가족여행을 떠난 이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도 작은 용기를 내어 그가 안내해 주는 길을 나서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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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게으름 -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개정판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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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을 읽기전에 단단히 각오를 하고 있었다. 게으름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위인이 바로 나였으니 말이다. 실제로도 책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부끄러운 진실을 들켜버린 민망함에 얼굴이 달아 올랐으며, 게으름의 백화점식 나열을 온몸으로 구현하고 있는 덕에 저자가 시종일관 진지함과 애정을 가지고 펼치는 진실의 망치세례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ㅜㅜ

 

그런데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게으름'은 우리가 익히 연상하는 그것과는 달랐다. 저자의 정의대로라면 우리가 그동안 자주 입에 올렸던 '게으름'은 '작은 게으름-삶의 주변 영역에서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일 뿐이다. 대신 저자는 우리 삶에서 훨씬 더 경계해야 할 '큰 게으름-삶의 중심영역에서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에 대해 매우 진지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가 전하는 '게으름'의 다양한 면면을 한번 확인해 보면서 자신의 '게으름 지수'를 스스로 측정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리스트가 전혀 자신과 상관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그는 정녕 인간이 아니리..^^

 

 

1. 선택의 회피 - 결정 미루기, 떠넘기기, 선택의 폭 조절하기

 

2. 시작의 지연 - 해야 할 일이나 하기로 한 일의 시작을 자꾸 미룬다.

 

3. 약속 어기기 - 고지서 납부일 넘기기, 약속시간 늦게 가기, 마감일 넘겨 과제 제출하기

 

4. 딴짓 하기    - 눈앞에 닥친 중요한 문제 회피, 사소한 문제를 잡고 시간을 보냄

 

5. 꾸물 거리기 - 하기로 한 일이나 해야 할 일들을 대충대충 하는 것

 

6. 철퇴(withdrawal) - 현실에서 물러나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경우

 

7. 눈치 보기    - 게으른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눈치맨이 된다.

 

8. 서두름        - 할 일을 하지 않는 게으름 뒤에 이어지는 행동

 

9. 즉각적 만족 추구와 중독 - 싫증을 빨리 느끼고 순간의 기쁨만을 추구

 

 

저자는 게으른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낼 수 있는 거의 모든 자기 합리화에 대해 너무나 정확히 꿰뚫고 있어서 게으른 독자들이 가상으로도 항변할 수 없게 만든다. 그들의 변명에 담긴 심리를 조목조목 설명할 때면 누구든 백기투항을 할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심지어 게으른 사람들 최고의 비전절기인 '자기 비난'도 결국 변명일 수 밖에 없음을 밝히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더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저자의 진단대로라면 필자는 '과도한 낙관주의 성격 유형-"웬 걱정? 때가 되면 잘 될 꺼야"의 게으름쟁이다. 이 대목에서 정말 부인하고 싶었지만 그 설명 하나하나가 어찌 그리 필자의 평소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지 식은땀을 흘리며 인정할 수 밖에.. (여러분도 저자가 제시하는 세가지 대표적인 성격 유형 중 하나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게으름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게으름의 속성에 대한 입체적이고도 정확한 해석에도 있지만 그 해결방법에 있어 '게으름과 직접 응전하여 승리하라'는 상투적인 메시지를 무색하게 할 만큼 색다른 주문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저자가 말하는 게으름 극복의 핵심은 '자기로서 살아가는 것', '자유의지를 가지고 삶의 매순간을 능동적으로 선택해가는 것'이다. 흉내내는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큰 게으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저자는 확신하고 있는듯 하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자기다움에 근거한 능동적인 선택을 하나하나 쌓아갈 때 저자의 메시지를 좀 더 실감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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