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기억 - 티엔 위안 시집
티엔 위안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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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위안 시인은 일본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은 중국인 최초로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 문학상인 H씨 상)을 수상한 시인이다.

티엔위안 시인은 자신의 일본어 시에 일본어에서는 통상 찾아보기 힘든 한자를 자주 사용하며 지금은 잘 쓰지도 않고 일본인들조차 잊어버린 고어까지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한자어를 살린 시어가 의외로 신선한데, 이처럼 한자는 그의 일본어 시에서 언어감각을 예리하게 조탁하는 데 큰 몫을 한다.

일본어로 시를 쓰는 이 시인에게 일본어는 외국어이며 제2의 언어다. 더 나아가 중국과 일본, 두 나라의 혼합어이기도 하다. 두 가지 이상의 요소가 합쳐진 혼성체로서의 혼합어는 언어가 국경을 넘어 그 가능성을 넓혀 간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한시의 리듬감과 대구(對句)가 살아 있다. 말하자면 한시가 육화되어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흘러나왔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시집에는 광활한 대륙이 그대로 들어와 앉은 듯, 깊고 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다. 이 시인의 인간적인 품성마저도 드넓은 대륙 같을 듯한 시편들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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