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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전이의 살인 ㅣ 스토리콜렉터 42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하윤 옮김 / 북로드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드라마 <시크릿 가든>처럼, 영화 <체인지>처럼 서로의 영혼이 뒤바뀌게 된다면 과연 기분이 어떨까? 만약 이렇게 되면 왠지 상대방이 나의 비밀까지 다 알아버릴것 같아 조금 불쾌하고 걱정될 것 같다. 처음에는 내가 다른사람의 시선으로 나의 모습을 보게되면 신기하고 재미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라는 존재가 없어지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할 것이다.
'인격전이'.. 공상과학 소설같지만 여기에 '살인'을 더하니 추리 미스터리가 되었다. 스토리가 독특하면서도 밀실 살인 사건이라는 소재를 넣으니 더욱 흥미롭다. '체임버'라는 기계를 통해 서로의 인격이 뒤바뀌게 되는 설정은 누군가가 만든것이 아닌 외계인 소행으로 이루어진 기계라는데.. 그것을 정부에서는 좋은 취지로 무한한 가능성을 예상하고 실험을 실시하기로 한다. 비행기를 하이재킹한 범인의 인격을 수사관의 인격과 바꿔치기해서 번거롭게 특수부대를 동원하는 시간을 벌고 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다고 할만큼 굉장한 프로젝트로 예상하고 있는데, 정말 이렇게만 된다면 범죄가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그와는 반대로 이 실험을 역이용하면 어떻게 될까? 게다가 이 기계에는 결함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뒤바뀐 인격은 평생 계속 바뀌어가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즉 몸체A(=인격B), 몸체B(=인격A) → 몸체A(=인격A), 몸체B(=인격B)를 계속 반복한다는 것이다. 아..상상만으로도 무섭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주인공 에리오가 한 쇼핑몰에서 방황하다 손님이 없는 패스트푸드점을 발견한다. 그 안에서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고 호기심에 그것에 대해 주인과 대화를 하는 도중 평소에 없던 손님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지진이 발생하고, 천장의 붕괴를 피하기 위해 이상한 그 '물체'에 모두 들어가 몸을 피하기로 한다. 그리고 다음날 정신을 잃고 눈을 뜬 에리오는 자신이 다른 사람의 몸으로 바뀌어 있는 모습에 놀라고 자신과 함께 있던 모든 사람이 서로 뒤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식당안에 있던 6명이 서로 인격이 계속 뒤바뀌면서 그와중에 연쇄 살인이 발생하고 범인이 누구의 인격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며 자신의 몸을 지키기위해 서로 싸우게 된다.
전체적으로 아주 집중이 잘 되고 속도감있게 읽히지만 후반부에서는 인격이 계속 왔다 갔다 하고 뒤바뀌고 그러다보니 헷갈리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추리소설을 자주 읽지만 이토록 나의 뇌를 계속 써가며 읽기는 또 처음이었다. 그래서 사은품으로 메모장을 주셨나보다. 하지만 친철하게도 소설에 이해를 돕기위해 중간 중간 그림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 특별히 메모를 하지 않아도 사실 이해하는데는 별 어려움은 없었다.
결말은 전혀 예상치 못한 해결법으로 막을내려 놀라웠다. 처음에는 'SF'였다가 중간에서는 '추리 미스터리'로 마지막에서는 '로맨스'로 막을 내린 이 설정은 왠지 모르게 웃기기도하고, 그 안에 담겨진 의미도 느껴지는 묘한 맛에 꽤 만족스럽게 책을 덮었다. 밀실 사건이라고 해서 긴장되는 스릴을 보여주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부드러웠다고 해야할까.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