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인간은 얼마만큼 사랑할 수 있을까? 인간은 얼마만큼 악해질 수 있을까?

 

 

광고회사에서 부사장을 맡고 차기 회장직 후보까지 올라갈 정도로 똑똑하고 매력적인 [클로에]는 어느 날 파티에 참석한 후 새벽에 집으로 귀가하는 도중 이상한 그림자가 자신을 따라오는 것을 느낀다. 머리에 후드를 뒤집어쓰고 얼굴에 복면을 하고 스카프로 입을 가린 그림자는 얼마든지 그녀를 헤코지 할 수 있었으나 그냥 거리만 두고 뒤따를 뿐이다. 차를 주차해둔 주자장 까지 가는 갈림 길에서 힘껏 달려 그림자를 다돌렸다고 생각한 클로에는 마음을 놓고 차 앞으로 가는 순간에 다시 눈 앞에 나타난 그림자와 마주하게 된다. 그람자는 잠시 그녀를 쳐다만 볼 뿐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그냥 사라져버린다. 이날에 충격으로 클로에는 겁에 질려 한시도 불안을 떨칠 수가 없었고, 계속해서 그림자의 흔적을 느낀 클로에는 경찰에 신고하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어 수사에 임할 수 없다하여 무시당한다. 절친인 카롤과 남자친구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지만 모두 그녀를 미친여자 취급하고 정신상담을 받기를 유도한다. 계속되는 그림자의 출현으로 그녀는 점점 히스테릭해지고, 회사에 잦은 지각으로 회장 후보에도 영향을 미치며 절친과도 싸우고 심지어 남자친구에게도 차이게 된다. 그녀에게는 아무도 없던 그 순간에[고메즈]라는 형사가 그녀의 사건을 접하게 되고, 1년전에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고메즈는 사랑하는 부인을 잃은 뒤 괴로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다가 부인과 너무나 닮은 클로에를 보게 된다. 자꾸만 끌리는 그녀에게서 그림자의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오직 그만이 그녀를 믿으며 그녀를 위해 범인을 잡으려 한다.

 

카린 지아벨은 연필을 쥘 수 있는 나이부터 글쓰기를 시작했고, 대학에서 법률 및 라이선스를 공부했다고 한다. 그녀는 데뷔작으로 마르세유추리소설 대상을 수상하였고, 그 후에 계속 출간 되는 책도 코냑추리소설대상과 마르세유추리소설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솔직히 무슨 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상을 계속 받아온 작가이다. [그림자]는 프랑스 느와르 스릴러의 최고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전세계 30여 개국에서 출간될 정도로 인기를 얻은 작품이라 한다.
 

이 책은 막힘없이 가속이 붙을 정도로 잘 읽히는 소설이다. 똑똑하고 매력이 넘치는 성공한 여자 [클로에]에게 닥친 이 불행은 이미 어릴적부터 겪어온 삶이다. 그녀가 열 한살 때 막내 동생 [리자]와 공사장에서 놀다가 동생이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 이후부터 클로에는 엄청난 죄책감으로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며 가면을 쓰고 살아온 여성이다. 그 가면이 결국 그녀의 모습이 되어버리고, 절대 남 앞에서는 약한 척 가녀린 척 없이 매사 당당하고 자기중심적이며 모든 남성이 자신을 한번쯤은 돌아볼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여인이었다. 그런 모습 때문에 [그림자]라는 스토커가 생기지 않았을까?

 

처음에는 이 여자 망상증인가? 정말 스토커가 있긴 한건가? 라고 의심을 하며 읽어 내려갔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오로지 클로에만 알 수 있는 흔적만 남겨놓고 집에 들랑달랑하고, 그녀의 사생활과 남자친구의 삶까지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그림자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과연 가능 할까? 솔직히 클로에는 돈이 많다고 하니 집안에 CCTV나 경비업체시설을 설치만 했다면 어느정도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할 수 있지 않았을까? 란 생각이 든다.

 

읽는 내내 클로에의 행동이 상당히 거슬렸다. 너무 자기중심적이고 모든 사람을 자신의 적으로만 생각하는 의심증이며, 무조건 남자를 자신이 다뤄야하고 자신만을 바라봐야한다는 공주병까지.. 하지만, 그녀의 공포가 같은 여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안타까웠고, 그녀가 미치기 일보 직전인 그 순간까지도 고스란히 느껴져 책을 덮을 때 까지 무섭고 찜찜했다.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그림자의 정체가 너무나 충격이었다. 정말 세상에는 겉 모습만 보고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을 새삼 또 다시 느끼게 해준 순간이다. 이렇게 열이 받고 욕을 해가며 읽은 소설은 두번 째 인것 같다. 이전에 [어두운 기억속으로]란 책을 읽고 상당히 기분이 안좋았었는데, 이 책도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스토리는 상당히 재미있었다. 다만 결말이 너무 무서웠다랄까...

살인자를 잡는 범죄 스릴러보다 아무런 상해를 입히지 않고 오직 공포로만 미쳐가게 만드는 이 소설이 훨씬 강력한 것 같다. 한밤중에 마지막장을 덮고 잠을 자기에는 공포의 여운이 남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만약 영화로 만든다면 주인공과 같이 미쳐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에필로그가 나의 무서움을 조금은 줄여주었다. 에필로그가 없었다면 이 작가 미워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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