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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ㅣ 레전드 시리즈 1
마리 루 지음, 이지수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정말 오랜만에 굉장히 마음에 드는 소설을 읽게되어 매우 행복하다~
디스토피아에 관련된 소설 '헝거게임', '스타터스', '매치드' 등을 다 읽어보았지만..
헝거게임 이후로 괜찮은 소설이 또 출간된 듯 하여 무척 기쁘다.
" 또 디스토피아 버전의 소설이야?" 라고 식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생각을 완전히 반전시킬만큼 매력적으로 빠져드는 소설이다..
무엇보다 '데이'와 '준' 이 두 주인공 소년, 소녀가 무척 좋아 질 것이다.
" 소년이 자려고 눕기 전에 목 언저리의 뭔가를 움켜쥔 것이다.
극히 무의식적인 동작이라 소년 본인조차도 자기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소년의 목을 가만히 응시하지만 그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소년은 그 자리에 없는 목걸이를, 그 자리에 없는 장신구나 끈을 움켜쥔 것이다."
P. 163
천재지변과 전쟁으로 엄청난 빈부 격차가 존재하게 된 나라 '리퍼블릭'.. 전염병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백신을 살 수가 없어 점점 죽어나가고, 부유한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백신을 맞으며 전염병으로부터 예방을 한다. '리퍼블릭'에서는 모든 국민의 나이가 열 살이 되면 '트라이얼'이라는 테스트를 받고, 그 점수에 따라 나라에서 정해주는 삶을 살아간다.
상류층 소녀 '준'은 트라이얼 테스트에서 유일한 만점자로 영재 군인 코스에 들어가고 빈민가 출신 소년 '데이'는 테스트에서 탈락하여 노동수용소로 끌려갔지만, 거기서 탈출하여 테러를 일삼는 악명 높은 지명수배자가 된다. 어느 날 '준'의 오빠가 살해를 당하고 그 범인이 '데이'라고 생각한 '준'은 오빠의 복수를 위해 '데이'에게 접근을 하고, '데이'는 전염병에 걸린 가족을 구하기 위해 위험속으로 뛰어들기로 한다. 전혀 다름 삶을 살던 이 두 사람은 '리퍼블릭'의 엄청난 음모와 비밀을 알게되면서 새로운 반전이 시작된다..
" 오빠가 이런 상황에서 내게 무엇을 바랄지 나는 정확히 알고 있다. 망설이지 않고 나는 손을 내밀어 모니터에 가져다 댄다.
처음에는 아무 반응도 없다. 그러다가 달칵 소리가 나더니 내 손 위를 희미한 빛이 흝고 지나간다.
백지 창이 사라진다. 그리고 그 장소에 블로그 같은 것이 나타난다. 목에 숨이 턱 걸린다. 거기에는 여섯 편의 짦은 일기가 있다.
나는 의자에 앉은 채 몸을 내밀고 읽기 시작한다."
P. 284
이 소설은 '데이'와 '준'의 시점으로 교차되면서 전개된다. 나는 주인공 한사람 또는 두 사람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소설이 좋다. 여러 인물들의 상황을 왔다갔다 읽다보면 그 집중도가 떨어져서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는 부분도 없고, 주인공의 감정과 상황을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어서 더욱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설 역시 시작부터 맘에 들게 됐지만, 읽다보니 더욱 빠져들어 하루만에 다 해결을 봐버렸다.
테스트를 통해서 정해진 삶을 살아가야하는 '리퍼블릭'이란 사회는 독점적이고 규칙을 따르지 않을 시에는 사살당하거나 감옥행이 되버리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이다. 이 곳은 마치 소설 '매치드'를 연상케한다. 매치드 역시 정해진 규칙대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 곳으로서 주인공 '카이'와 '카시아'가 사회에 맞서 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데이'와 '준'과 흡사하다. 하지만, 레전드의 스토리가 더욱 탄탄하고, 쏙쏙 빨려드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릎쓰는 '데이'의 삶 속에서 또 하나의 희망을 안겨주는 '준'의 등장으로 긴장감과 적절한 로맨스가 섞여있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슬프고 안타깝지만 따뜻하고 쾌감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디스토피아 소설이 탄생한 것 같다.
다음권은 언제 출간될지... 미치도록 빨리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