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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시간 ㅣ 스토리콜렉터 9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1년 7월
평점 :
「여름을 삼킨 소녀」, 「끝나지 않는 여름」의 마지막권 《폭풍의 시간》
힘겨웠던 '셰리든'의 인생에 드디어 꽃이 필 날이 온 것일까?
6년 만에 출간되어 그동안 셰리든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기억이 나지 않아 첫 권부터 다시 읽었다. 재독임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다시 한번 그녀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양부모와 오빠 넷과 함께 살면서 농장 일을 도우며 노래에 꿈을 키우던 셰리든은 양엄마의 심한 구박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살아가던 당찬 10대 소녀였다.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친엄마에 대해 알게 되면서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자 가족의 모든 관계가 박살 나고 말아버린다. 이러한 모습을 견딜 수 없던 그녀는 마을을 떠나기로 마음먹지만 넷 째 오빠 '에스라'의 총질로 인해 셋 째 오빠가 죽고, 양아버지가 크게 다치게 된다.
양아버지의 친자식이 아니었던 넷 째 에스라의 광기는 커다란 비극을 가져오고, 그와 한패라고 여기며 아무 잘못도 없는 셰리든을 강압적으로 체포하며 온 마을 사람들이 그녀에게 욕을 하며 비난을 했다. 그러나 결국 진실이 밝혀지면서 그녀의 혐의는 풀렸지만 여전히 셰리든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눈총은 피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마을을 다시 한번 떠나게 된 셰리든. 그녀에게 비극은 이 마을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갈수록 더더 힘겨운 그녀의 삶은 도대체 언제쯤이면 안정을 되찾을까 싶을 만큼 너무나 안타까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그런 선택을 해서 이 지경까지 오게 만들었을까 싶다. 성적 호기심이 강해 금방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관계를 가지고, 사랑하면 안 되는 사람에게 빠져 큰 위기에 닥칠 뻔하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그 사람을 못 잊어 계속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셰리든이 과연 언제 철이 들까 싶을 만큼 답답함도 많았다.
너무 이성관계에 빠져 그동안 앞을 내다보지 못했던 셰리든이 성인이 되면서부터 차차 자신의 꿈을 좇고 성장하는 모습이 마지막권에 가서야 나오게 된다. 그녀의 삶은 너무나 아름다우면서도 위태로워 읽는 내내 마음을 졸였지만, 한편의 성장 드라마를 보듯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빠져버리게 되었다.
총 세 권으로 이루어졌지만 결코 길지 않은 소설이다. 한번 잡으면 완결을 볼 때까지 쭉 계속 읽게 되는 매력적인 책이다. 앞 두 권에 비해 마지막권은 조금 조용하게 흘러가지만, 이것이 그녀에게 서서히 다가올 행복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 이상 불행의 사건들이 발생하지 않는 것에 마음을 놓아도 되지 않을까.
조금 아쉽게 끝이 났지만 앞으로 펼쳐질 그녀의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