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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사랑법 ㅣ 스토리콜렉터 81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본 순간 온갖 상상을 했다. 과연 살인자의 사랑법이란 게 무엇일지. 생각해보면 '사랑법'이란 이 단어가 그리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랑은 자연스럽게 마음에서 느껴지는 건데 여기에 '법'이 있다고 말하면 뭔가 통제적이고 강압적이 일 것만 같다.
여기 이 소설 속 살인자 역시 통제를 통해 여성을 잡아놓고 평생 함께하길 원한다. 그러기에 그의 행각은 잔인함을 뛰어넘어 참으로 엽기적일 수밖에 없다. 그만의 사랑법이 이런 것이었다니.. 예상하지 못한 행위에 경악을 했다.
한 여성이 해변가에 앉아 슬픈지 손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이런 자세로 있은지 어언 세 시간. 지나가는 한 남성이 이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고 다가갔더니 여성은 죽어있었다. 그것도 멀쩡한 모습으로.
어떻게 시신이 부패하지 않고 멀쩡하게 그 모습을 유지했을까 했더니, 그 이유는 바로 이것!
그렇지만 그 솜씨가 아주 형편없는 아마추어라 완벽하게 처리를 하지 못해 한 부분이 부패를 시작했다. 신문기사에는 장의사가 범인이라고 말하지만, 범죄심리학자 '조이'는 전혀 다른 인물 일 것이라고 판단한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합류하게 된 범죄심리학자 '조이'와 FBI요원 '테이텀'. 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은 그리 유쾌하게 시작하지 않았다. 자유분방하고 날라리 같아 보이는 테이텀은 행동분석을 꽤 잘하며 책임감이 있었고, 돌직구 날리며 까칠하게 구는 조이는 사실 트라우마를 가진 심리학자였을 뿐이다. 그렇게 서로 티격태격 자신이 맞다고 주장하는 자존심 싸움에서 점차 의견을 화합하고 해결하는 데, 마치 작은 불씨가 서서히 타오르다가 마지막에 확 솟아오른 듯 화끈화끈했다. 이 둘의 케미는 정말 완벽했다.
이 소설은 다 재미있지만 그중 또 하나의 재미는 조이의 어린 시절이었다. 어릴 적 살던 동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범인을 알아내겠다고 혼자 파헤치며 알아가는 그녀의 집요함이 결국 그녀를 범죄심리학자로 발전하게 된 것인데, 그 과정이 무척 답답하고 힘겨웠다. 그녀는 힘없는 어린 학생이었기에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고, 결국 그것이 일종의 트라우마로 작용하게 된 것. 하지만 그녀는 꽤 훌륭하게 자라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는 스타 심리학자가 된다.
두껍지만 결코 두껍다 말할 수 없을 만큼 읽히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범인이 누굴 일지 추측하는 맛도 있지만 마지막에 짠! 하고 범인이 밝혀졌을 때 다가오는 충격과 놀라움을 느끼기 위해서 읽기도 하는데, 그 재미를 이 소설은 빠짐없이 다 집어넣었다. 무엇 하나 불필요한 장면 없이 꼭꼭 담아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결말도 좋고, 반전도 좋고, 오랜만에 카타르시스를 느낌 작품이었다. 아직 조이에게는 해결하지 못한 한 가지가 남았는데, 그걸 마치 예고하듯 끝이 나서 다음권을 기다리지 않을 수가 없다. 다음 권 나오면 무조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