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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웨이 다운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소설인데 참으로 독특하다.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인데 채 한 시간도 안 돼서 다 읽어버렸다.
무슨 소설이 그렇게 빨리 읽힐까 싶지마는. 그렇다. 이 소설은 운문 형식으로 쓰여 있어 굉장히 짧다. 마치 시를 읽듯이, 짧은 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꽤 독특한 형식으로 쓰인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엘리베이터 안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들에게는 세 가지 규칙이 있다. 울지 말 것. 밀고하지 말 것. 반드시 복수할 것.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했다면 반드시 그 사람을 찾아 똑같이 죽음으로 대갚음해주는 이 규칙 때문에 이들에게는 죽음이 계속 돌고 돈다. 복수는 복수를 낳고, 또 다른 복수를 낳아 무한 죽음의 루프 속에 갇히는 이 끝없는 전쟁에는 과연 결말이 있을지.
누군가가 쏜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한 윌의 형 숀. 윌은 형의 복수를 위해 총을 장전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8층에서 타고 한층 한층 내려갈 때마다 엘리베이터는 멈추고 한 명씩 태운다. 그런데 태운 사람들이 보통 사람은 아니다. 그들은 왜 윌에게 나타난 것일까.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결말이 아리송하다. 두 가지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과연 작가가 생각하는 결말은 어떤 것일까?
이 독특한 형식 때문에 장면 장면마다 생각하는 맛이 있다. 글은 짧은데 모든 장면을 세세히 묘사한 듯 생생하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는데, 과연 엘리베이터 안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만남을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