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속에 있는 것이 행위로

철학을 권하다 - 삶을 사랑하는 기술
줄스 에반스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2년 7월

어릴 때 내가 좋아하던 가수가 철학과를 다녔다고 해서

막연하게 난 철학과를 가고 싶어했다. 그때 주변의 반응은 "정신이상한 애들이나 다니는 곳"이었다.

동양철학을 하면 개량한복입고 수염이나 기르고 헛소리나 하고 점치는 줄로 여기는 풍조

서양철학을 하면 굶어죽기 딱 십상인 앉아서 공상이나 하는 걸로 얘기하기에 나도 그런줄 알았다.

그러나 요 몇년사이 인문고전의 부활로 철학에 대해서 관심이 높아졌다.

철학을 하는 것은 근본을 아는 것 같다.

철학이라 하면 과거의 생각처럼 실 생활과 동떨어진 것으로 해석되었다.

이 책은 이렇게 학문적인 철학을 삶속에 직결된 것으로 이끌어내었다.

저자는 그것을 거리철학이라고 부른다.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학당의 그림은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각기 다른 시대의 철학자들이 한 곳에 모여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라파엘로의 그런 생각과 뜻을 같이 하듯 철학자를 한권에 담아 생활속으로 들여놓았다.

소크라테스의 기조연설로 시작하여

학당에서 수업을 듣는 것 처럼 오전수업 점심시간, 오후수업 후 졸업식으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각 수업시간에는 나름 성격을 갖고 묶어진 수업이다.

이 책이 내게 좋았던 것은

학교 수업시간에 시험을 위해 억지로 외워야 했던 것들이 그냥 머리로 술술 들어와서 이해가 된다는 것이다.

내가 그간 읽었던 여러 책들의 저자들과 철학과 연결이 되어서 정리가 어느정도 된다.

시기적으로 누가 먼저이고 누가 뭔말을 했는지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상태를

대충 누가 누구의 제자이고 누가 누구한테 영향을 받았는지 틀이 잡힌다.

그리고 또 철학이 생활속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철학에서 기초하여

다른 학문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철학은 깊이 생각하고 회의적으로 질문하는 능력을 발전시켜 관습적인 생각을 뛰어넘어 사고하게 만들고자

생겨났다고 하니 우리가 요즘 요구하는 사고방식에도 적합해 보인다.

저자의 생각은 철학이 무의식속에 습관처럼 스며 있어야 한다고 하며

여러가지 자기 생각들을 밝힌다. 저자의 생각들이 물론 다 옳은 것은 아닐 것이다.

읽는 나와도 다른 생각이 있고 같은 생각도 있다.

사람의 행위가 생각을 통해서 이뤄지고 그 생각은 노력을 통해서 정립할 수 있는 것...

저자는 철학을 통해서 자신의 우울증을 치료하기도 했다.

나는 어떤 생각을 통해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