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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길을 걷다 - 펜 끝 타고 떠난 해피로드 산티아고
김수연 지음 / 큰나무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요샌 걷기 열풍이 한창이다.
온갖 길들이 등장한다. 둘레길 올레길.. 차이도 모르건만 그런 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히 가야 할 것 같다.
걷기와 건강..그래서인지 걷기 위한 신발이라고 워킹화가 따로 있단다..
그러나 내게 이 모든건 꿈같은 일이다
그냥 숨만 쉬고 살아도 어찌나 피곤하고 지치는지.. 내 건강으론 무서움에 자꾸만 뒤로 미뤄두는 일이 걷기다.
마트만 가도 너무 지치고 여자들이 그토록 하고도 힘들지 않는다는 쇼핑은 할 생각도 없다.
백화점에 가는건 등산같고 누가 만나자고 연락오면 그 마저도 손사레를 친다.
그러더 내게 용기가 생겼다.
'나는 우연을 끌어안는다' '끌림' '여자라면 꼭 가봐야할 100곳, '죽기전에 후회하는 25가지''행복이 낯선 당신에게'
책들...책들이 나를 용감하게 만들었다.
나도 세상에 나가서 다른 곳에 가보고 싶다..이런 마음에 다리를 일으키게 했다.
그래서 짧지만 여행이란건 1박2일 다녀왔다.
물론 다녀온 이후 내 건강은 또 바닥을 치고 있지만 그 흥분과 감동과 성취감에 도취되어
난 또 몸을 추스리면 어딘가로 가고 싶어졌다.
이 감동을 잊지 않고 계속 유지시켜주기 위해 나는 또 책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만났다.
마음 길을 걷다.
나는 몸살을 심하게 앓으면서 이 책을 읽었다.
눈에서 열이나고 침침해도 힘이 없어서 책이 너무 무거워도 이리저리 뒤척이며 한나절을 읽었다.
작가의 그림에 예쁜 색연필로 색칠을 하고 싶을 정도로 그림은 정겨웠고
순례자의 길을 따라 가는 작가의 여정은 내가 가는 듯 했다.
그녀가 힘들면 나도 힘들고 물집이 잡히면 나도 잡히는 것 같았다.
길을 걷는 다는것.. 지금은 차타고 슝~지나가지만 전엔 얼마나 힘든 여정이었을까.
새삼 고마움도 느꼈다.
내가 걸을 수 없지만 작가가 걷는 것 만으로도 어찌나 신나던지.
만나는 모두에게 친절하고 어쩐지 모두에게 다 주어야하는 어려움과 죄책감을 벗어버리는 교훈도 얻었다.
난 직장생활에서 너무 사람에게 치여서 힘들었는데.. 이럴수도 있구나.. 그땐 왜 몰랐을까..
같은 책을 읽어도 감동은 다르니까..누군가는 절대 이 교훈을 여기서 얻었다는걸 이해못할 수도 있다
독일인의 사진찍기에선 허리가 끊어지게 웃고 또 웃었다. 어찌나 웃기던지..
하루하루 일기를 썼을까? 그림은 어느 시간에 그렸을까? 이렇게 그리려면 엄처 오래 앉아서 시간을 보내야 했을텐데..
별별 생각을 다하면서 읽었다. 여행을 했다. 작가가 간 그곳에 나도 같이 ..
같은 목적을 갖으면 동질감을 느끼고
아직 세상은 따듯하고 좋은 사람도 있구나..이런생각도 하게 했다.
맛깔스럽게 앙증맞은 문구들도 있고.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던데...이 말에 공감도 하면서 책을 덮었다.
다음 달에 조금 싫지만 억지로 진해 벚꽃축제를 가야 할 위기(?)에 놓여있었다.
고민이 되고 두렵고 싫고 피하고 싶고 그냥 집에 있고 싶었는데
사람에 떠밀려 복잡한 그곳에 있는건 상상조차 하기 싫었는데
이 책.. 내게 용기를 준다.
아프면 어떠리.. 걸어보자.. 나도 그 길을, 사람들과 꽃이 핀 그 길을 걸어보자..용기를 내자..
오늘도 책에서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