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김리하 지음 / SIS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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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으며 시간을 보냈다는 저자

길 잃고 헤매는 동안 '내가 누구인지' 끊임 없이 질문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부여잡으며

어쩌다 편씩 쓴 글들이 저자를 일으켜 세우고 응원해 주었다고 한다.

동화 작가이며 수많은 책을 펴냈던 저자가 어떤 일로 길을 잃고 헤매였을까?


자신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고 지친 분들에게

정겨운 벗처럼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쓴 에세이라고 한다.

그런 저자의 마음이 어떤 글로 어떤 내용으로 펼쳐졌을지 굉장히 궁금했다.


"싱겁다는 건 뭔가 후일을 도모해도 된다는 의미 같다.

소금을 조금 더 넣어도 되고 액젓으로 간을 맞춰도 되니까.

잘못해도 보완해 줄 뭔가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 안심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짜다는 것은 내 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뜻 같다 /p.16


나도 가끔 요리를 할 때 굉장히 소심하게 굴 때가 있다.

요리할 때 그런 소심함? 이 조금은 나의 성격을 표현하는 것 같아서

웃기다는 생각과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는 어떤 일에 있어서는 후일을 위해 한발을 빼는 느낌이 들때가 있는데

내 삶에도 소금이 조금 더 필요한 것일까?


저자처럼 나도 가끔은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시간을 보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어떤 부분은 나와 같아서 공감이 되었고,

또 어떤 부분은 나와 달라 많은 생각을 하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가 써 내려간 이런 담백한 하루의 일상이 담긴 글이 너무 좋았다.

호들갑스럽지 않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들, 그리고 감정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조금 더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했다.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이 책을 처음 펼쳐 읽으면서,

덮을 때까지 오랜 시간 곁에 두었던 책이었다.

꾸준하게 드는 생각 중 하나가 이 책 참 이쁘다는 느낌이었다.

무언가 특정 대상이 이쁜 게 아니고,

저자의 삶이 이쁘고, 삶 속에서 작고 소소한 표현이 이쁘고

그리고 자신의 삶 솜을 끊임없이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마음이

그리고 책을 읽는 나의 삶도 스스로 들여다보게 하는 것 같은 그 무언가가 이쁘게 느껴졌다.


우리는 어쩌면 스스로를 정말 모르고 살아가는 시간이 많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랜 시간 함께 살아가야 하는 나인데도,

나는 아직 내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그리고 좋아하는 게 어떤 거고 싫어하는 게 어떤 건지 대답을 주춤할때도 많이 있다.

아직도 나보다 외부의 시선이 신경을 쓸 때도 많이 있는데,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의 책처럼

하루하루 삶 속의 소중함을 기록하며 나를 조금 더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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