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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싱커블 에이지 - 끊임없이 진화하고 복잡해지는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의 시대
조슈아 쿠퍼 라모 지음, 조성숙 옮김 / 알마 / 2010년 2월
평점 :
저자는 전략자문 회사인 키신저 협회의 최연소 멤버이자 매니징 디렉터다. 타임지의 최연소 부편집장이었으며 골드먼삭스의 고문이었다. 또한 현재 칭화대 겸임교수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진화하고 복잡해지는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성공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혁명적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과거의 법칙과 이론으로 예측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해지고 복잡해져 있기에 변화의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전제하에서 그렇다면 어떻게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복잡한 세계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더 잘 풀이해주는 모형이, 보다 지적인 그림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기존 모형처럼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주석을 달 필요 없이 이 혁명적 시대를 이해하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20세기의 과학은 확실성을 꾸준히 잃어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우리가 과학시간에 배운 것들로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동일 시기에 대단한 개가도 이루었다. 양자물리학에 불확정성의 원리를 도입한 하이젠베르크, 앨프리드 타르스키는 수학에 예측 불가능성을, 쿠르트 괴델은 논리학에 불완전성을 도입하였다.
이 책의 핵심은 모래탑에 있다. 페르 박이란 덴마크의 물리학자이자 생물학자의 가설인데, 모래알을 하나씩 모아서 주먹 크기만한 원뿔 모양의 모래탑을 쌓았다고 치자. 이 작은 뾰족탑이 언제 작은 사태Avalanche를 일으킬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모래탑이 높아질수록 옆면의 경사가 가파르고 종당에는 모래가 흘러내릴 것이다. 그때가 언제쯤일지 예측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이 무너질지 짐작할 수 있을까? 쌓아 올린 모래가 작은 원뿔을 형성하기 시작한 순간, 그 모래탑은 불안정성을 향해 자기조직화한다. 이 때 모래알 하나를 더 얹으면 모래탑 전체가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고, 아무 사태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페르 박이 생각할 때 모래탑의 역동성에는 무언가 심오하고 놀라운 특징이 있는 것이 분명했는데, 그것은 질서를 혼돈으로 바꿀 뿐 아니라 혼돈을 질서로도 바꿀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런 복잡계의 논리를 꿰뚫어 볼 수 있다면 그리고 새로운 계산법을 찾아낼 수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과학은 이제까지 나온 우주에 대한 가설을 하나도 풀이하지 못한 허깨비만을 계속 쫓게 될 것이다. 과학만이 아니라 우리 주의에 있는 모든 것에도 대입할 수 있다. 주식의 움직임, 계속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지진, 그리고 지금의 평년과는 다른 날씨.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모래탑은 점점 참가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참가자 사이에 연관성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모래탑에 새로운 모래알이 끊임없이 쌓인다는 입도이고, 모래탑의 모래알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상호 의존성이라 부를 수 있다.
이 모래탑과 같은 혁명의 시대는 우리 각자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 이 질문의 답을 구하고자 할 때에는 우리 자신과 페프 박의 사태를 일으키는 모래탑의 모래알들 사이의 결정적인 차이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 차이점이란 ‘우리는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화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아주 작은 변화도 우리의 미래에 큰 충격을 미칠 수 있으며, 그렇게 때문에 우리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마치 베이징의 한 마리 나비의 날개 짓이 뉴욕에 폭풍우를 일으키는 것처럼.
인문, 사회, 경제, 과학 등의 다양한 분야를 하나의 복잡계 이론으로 끌어들이는 저자의 능력이 대단하다. 하지만 저자가 결론으로 내린 것은 너무 단순해서 허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는 것일 수도 있다.
Just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