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 - ‘행복의 조건’을 찾는 하버드의 연구는 지금도 계속된다
로버트 월딩거.마크 슐츠 지음, 박선령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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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가 되면 어떤 사람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의 답을 빈칸으로 남겨두다 최근에서야 한 문장을 적어냈다. 내 대답은 바로, ‘다양한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다. 60대에 그렇게 된다면 꽤 행복한 삶이 될 것 같았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는>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를 담은 책이다. 해당 연구는 85년간 2천 명의 삶을 추적하며 ‘좋은 인생’을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에 대해 알아낸다. 과연 ‘좋은 인생’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 85년간 진행된 하버드 연구 전체를 인생에 대한 단 하나의 원칙으로 요약해 보자. (…) 좋은 관계는 우리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준다. 끝
  • 과학은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가장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면, 따뜻한 관계 발전을 택하라고 알려 준다.
  • 가족, 친구, 공동체와 많이 연결되어 있는 사람은 연결이 부족한 사람보다 더 행복하고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걸 입증한다.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와 더불어 다른 종단연구 (영국 코호트 연구, 밀스 종단 연구 등)에서도 ‘인간관계’의 중요성이 증명된단 사실은 매우 놀라웠다. 비로소 왜 내가 60대에 돈도 명예도 아닌 인간관계가 좋길 바랐는지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돈과 명예도 인간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수단에 불과한데 그 실체가 명확하단 이유로 삶의 최우선 순위로 고려되는 건 아닐까.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가장 힘든 순간 나를 안아줄 따뜻한 울타리가 있을 거란 확신일지도 모르겠다.


*비즈니스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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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 - 세계적 지성이 들려주는 모험과 발견의 철학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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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던 때, 오랜기간 집안에 홀로 시간을 보내는 건 예상외로 굉장히 편안했다.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는 건 일상 속 예측할 수 없는 일이 거의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인류는 늘 감금에 저항해 왔건만, 이제 이 형벌을 내면의 공포를 달래는 수단으로 삼고 있습니다.


파스칼 브뤼크네르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로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책이 많이 팔리는 사람 중 하나이다.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은 제목에서 추측할 수 있듯, 인생에서의 새로운 경험과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능성의 문을 되도록 많이 열어 놓으세요, 앞으로 당신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문을 하나씩 닫아갈 시간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산다는 것, 수동적으로 숨만 붙어 있는 게 아니라 ‘진짜로 산다는 것’은 가능성의 장을 끝까지 달려보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꺼이 밖으로 나가는 위험을 무릅써야 합니다.


경험과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만 그는 현대인에게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듯 엄청난 모험을 하라는 메시지를 던지진 않는다. 그럼에도 그럴 것이 팬데믹 이후의 현대인은 타인에 대한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졌으며 혼자만의 무균실에 안주하는 삶의 편안함에서 깨어나지 않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방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도 꺼리는 이들에게 험난한 항해를 하라는 조언은 가당치도 않다.


70대의 작가는 그런 우리를 호된 꾸짖고 싶진 않았나 보다. 양껏 어르고 달래며 ‘예전에는 이랬었단다. 하지만 지금의 너희는 그럴 수밖에 없지’하고 위로한다.


기대와 희망이 사라진 시대이다. 책 초반에 언급된 것처럼 ‘무기력의 시대’라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언제는 안 그랬을까. 살아간다는 건 지극히 반복되는 일상에서 작은 일 하나에 일희일비 하는걸텐데. 그렇게 작게나마 불어오는 감정의 바람과 조우하려면 우린 늘 문 사이 작은 틈 하나라도 열어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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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에 민감한 마음챙김 - 안전하고 치유적인 탈바꿈을 위한 실천
데이비드 A. 트렐리븐 지음, 나의현.윤지애.이강욱 옮김 / 하나의학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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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는 단어가 일상생활에 종종 쓰이는 걸 발견하게 된다. 트라우마 경험자들은 과각성, 해리, 회피 등의 반응을 나타내는데 해당 증상을 단순 히스테리로 치부했던 이전과 다르게 생존 기반 반응으로 인식하고 일상생활에서 논의될 만큼 현대 사회가 성숙해졌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엔 정신 치료, 약물, 마음 챙김 명상 기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인 데이비드 트렐리븐 박사는 앞서 소개한 기법 중 마음 챙김 명상에 대해 논한다.


📖 "마음 챙김은 신체 자각을 강화하고, 주의력을 높이며 감정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트라우마 회복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트라우마에 민감한 마음 챙김>에서 저자는 마음 챙김과 트라우마의 역사를 설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안전하고 치유적인 방식으로 마음 챙김 지도자로서 취해야 할 태도를 제안한다.


📖 "지도자들은 트라우마의 생물학적 뿌리에 대해서는 언급했지만, 트라우마와 관련된 억압적 제도 같은 사회적 뿌리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 트라우마를 더 큰 세상과 단절된 개인적 경험으로만 여기도록 훈련받은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삶에서 트라우마를 경험한다. 따라서 언제든지 트라우마 생존자를 마주칠 수 있다. 암묵적 편견에 가득 찬 공동체 속에서 과연 생존자가 개인의 노력만으로 트라우마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을까?


📖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좋든 싫든 사회적 차이를 알아차린다. 암묵적인 편견, 즉 모든 종류의 사회 집단에 우리가 갖고 있는 무의식적 태도나 고정 관념으로 성급한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 우리의 암묵적 편견은 우리가 소속된 사회 집단에 유리하게, 그리고 사회적 낙인이 찍힌 집단 구성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 ”편견을 인정하는 것은 개입에서 정보를 얻고, 공감 능력을 증진하며, 진실과 현실 사이에서 나아갈 중간 경로를 발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 책은 마음 챙김 명상을 활용하는 지도자들을 위한 책이다. 나는 명상 지도자는 아니지만 트라우마를 지닌 개인으로서 책에 소개된 다양한 임상 사례들 속 내담자에 공감하며 깊은 위로를 받았다. 또한,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타인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기회가 되어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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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스케치 마스터 컬렉션 - 아티스트, 일러스트레이터, 애니메이터를 위한 동물 드로잉 실전 가이드 마스터 컬렉션
팀 폰드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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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글동글한 모습이 귀여운 푸바오가 인기다. 이처럼 판다는 검은 털이 마치 눈처럼 보여 마냥 순해 보여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동물이다. 하지만 직접 그려보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생각보다 눈이 콩알만하고 둥근 몸통 아래 커다란 발과 그 사이에 위협적으로 튀어나온 발톱을 발견할 수 있다. 말 사슴은 이와 반대다. 커다란 뿔이 위협적이지만 발은 아주 작고 단단하다. 눈도 판다와 다르게 얼굴 옆면에 달려있다. 이렇게 보니 새삼 동물은 서로 참 다르게 생겼다.


<동물 스케치 마스터 컬렉션>은 각각의 동물들이 왜 그렇게 생기게 되었는지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설명해 준다. 단순히 겉모습만 따라 그리는 법이 아니라 동물을 깊게 이해하기 위함이다. 절지동물, 파충류, 포유류 등 다양한 종에 대한 설명과 자료가 풍부하다! 덕분에 이 책과 함께라면 어렵게만 느껴지는 동물의 구조를 쉽게 파악할 있다. 역시도 시간가는 모르고 그림을 그렸다. 말사슴 마리만 그리고 마무리 하려했는데 어느새 올빼미와 판다까지 완성했으니 오랜만에 잡은 색연필을 잡은 치곤 맘에 드는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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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자마자 과학의 역사가 보이는 원소 어원 사전
김성수 지음 / 보누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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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말잇기에서 이기려면 우라늄, 티타늄 등의 원소 이름을 외치면 된다. 승리의 기쁨이 가실 때쯤,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이렇게 발음하기 힘든 원소의 뜻은 뭘까?'


📖 "무언가에 이름을 붙일 때는 일반적으로 규칙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 이렇게 사람 이름도 규칙에 맞춰 애정을 듬뿍 담아 짓는데,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라는 원소의 이름이 과연 아무 의미 없이, 아무 규칙도 없이 마구잡이로 지어졌을까요?"


<원소 어원 사전>이란 제목처럼 책은 화학 원소의 ‘이름과 어원’에 초점을 맞춘다. 원소 이름이 어떻게 붙여졌는지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원소의 특성뿐만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관점도 알 수 있다.


그 중, 가장 기억남은 원소를 꼽자면 바로 철이다. 철강 산업에서 ‘철강’이란 단어 뜻이 ‘철’ + ’강’ (탄소를 섞은 철)합성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본래 철이라는 재료가 충격에 약해 다양한 불순물로 단단함과 무르기를 조절한 ‘강’을 만들었고 이러한 두 물질을 함께 지칭해 ‘철강’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는 원소와 실생활을 연관 짓기 어려웠다. 딱딱한 화학식이 먼저 떠올라서일까? 하지만 원소 어원을 앎으로써 오늘날 산업과 기술의 원리 또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게 문득 주변을 돌아보니 무심코 지나쳤던 수많은 ‘이름’이 과연 어디서 온 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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