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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이정하 지음, 김진희 그림 / 생각의서재 / 2017년 11월
평점 :
읽는 내내 '사랑'이란 단어가 버거웠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수도 없이 질문했으나 그 답을 알 수 없었던 것. "사랑이 뭐야?"
생각해보면 그 질문을 던질때는 늘 '사랑'이란 단어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을 때였다. 기대한 만큼 돌아오지 않는 사랑에 목말랐고, 실망했고, 아팠을 때마다 그 질문을 했다는 건... 아마도 사랑이란 영원히 채워질 수 없는 감정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고 만날 약속을 한 순간부터 설레로 가슴뛰던, 손끝만 스쳐도 짜릿하던 사랑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희생'이 되었다가 '억울함'이 되었다가, '실망'이 되었다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다른 이름들로 불리었다가 이제 '의리'가 되었다.
이제 더이상 "사랑이 뭐야?"라고 질문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이란 단어가 버거웠던 이유였을 것이다.
이제 내게 남은 사랑의 조각은, '종신형'이라 부르시면서 여전히 변치않는 마음을 베풀어주시는 부모님의 사랑이며, 나 또한 '종신형'이라 부르면서 온 마음으로 내 아이들을 향하는 나의 사랑이다.
물론 내가 의리라 부르는 것이 사랑이라면, 희생과 억울함과 실망과 미련과 아픔, 눈물, 희망.... 이런 모든 것들이 이 책 제목처럼 합쳐지면 사랑이 될까? 그 모든 것이 사랑하기 때문일까, 그 모든 것때문에 사랑하는 것일까?
멜로 드라마를 보며 나도 저런 사랑 다시 해보고 싶다라고 하면, 아이들이 말한다. 이번 생은 끝났다고... 그런가? 그냥 웃는다.
이제 사랑을 시작한, 사랑이 끝난, 사랑이 진행 중인 사람. 또는 여전히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는 이들을 위한 책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