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가능함과 반전의 재미

가면 산장 살인 사건 ㅣ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사람들이 별장으로 모인다. 그리고 갑자기 강도들이 들이닥친다. 경찰들은 주변만 살피고 사라지고, 인질이 된 사람들은 한 사람의 죽음이 타살인가 자살인가에 대해 논의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상황들...

유키에의 죽음과 그녀가 남긴 일기장, 그리고 탈출하기 위한 노력들이 인위적으로 물거품이 되는 상황에서 '누구일까?'라는 호기심도 생겼다. 필케이스 안 두 개의 약에 담긴 의문을 풀기 위해 나름 추리도 했다.

그러나 후지의 등장과,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 그의 생각과 말을 다구가 대신 전하는 부분에서 그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 노부히코가 호수로 몸을 날렸을 때 그는 죽지 않는다는 것도 짐작했다. 또한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다카유키가 범인일 수 있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었다. 원래 범인은 가장 가까운 사람일 확률이 높으니 말이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 했던가. 다카유키의 사랑이 움직였던 것이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동기다.

도모미와 다카유키, 그리고 유키에.

사랑을 흔들어 놓고 사랑을 지키라고 부탁하는 유키에와 흔들리는 사랑에 괴로워하면서도 자신의 사랑을 지키려하는 도모미.

그리고 그 사이에서 흔들리다 추락한 다카유키.

신파다.

 "당신 부셔버릴거야!"라는 대사가 생각났다.

그래도 순간순간 추리하는 재미가 있었고, 유키에를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예측가능한 반전이었기에 흥은 잃었지만, 그래도 모든 것이 연극이었다는 것-물론 첫부분에 등장하는 '가면'의 등장에서 이미 예고 된 것이긴 했지만, 소제목도 '무대'아니던가-과 유키에도 살아있다는 것에서 마음은 홀가분해졌다.

도모미는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이 죽기를 바란다는 충격으로 자살했으니 이 소설에는 사실적 살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신적 살인자가 있을 뿐.

다카유기의 말대로 "이제 막이 내렸잖아."

막은 내려졌다. 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았다.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 다카유키 스스로 자신이 도모미의 정신적 살인자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했던 연극의 막은 내렸다.

가볍게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