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은 아프가니스탄에 계곡과 나무들, 강과 울창한 숲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놀란다. 뉴스에 나오는 것들이 언제나 토라보라의 동굴들과 산, 혹은 사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프가니스탄은 먼지가 휘날리고 메마르고 바위가 많은 곳으로 비친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의 전 지역은 수풀이 무성한 계곡과 목초지와 강들과 아름다운 나무들과 꽃들로 가득 차 있다.” -할레스 호세이니

-

어제 새벽 4시에 완독하고, 미어지다 못해 박박 찢어지는 가슴 안고 잠들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아프가니스탄판 파친코 핵불닭마라맛이랄까... 세상에게 버려졌지만 그럼에도 강인하게 살아가는 멋진 여성들의 우정을 볼 수 있다.. 결말은 파친코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다. 이 멋진 여성들이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바라고 싶건만, 2021년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탈레반이 점령했다는 사실이 나를 미치게 함.. .

 

늙은 나이에 어린 아내를 둘이나 부인으로 맞은 라시드는 일차원적이며 ‘현대소설에서 가장 악마적인 인물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일차원적이지 않다. 자신에게 필요하고 잘 보여야 할 사람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워지는 지극히 입체적인 면모를 가진 인물이다. 더 슬픈 것은 현실은 더한 악마들로 바글거린다는 사실이다. 70세가 넘은 나이에 8-9세 소녀를 아내로 맞고, 자유를 억압하며, 잘못했을 때는 신의 이름을 빌려 잔인하게 고문하거나 돌로 쳐 죽인다. 그들이 믿는 신은 악마일까.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서 감사하다는 생각은 하기 싫었다. 한국에는 해결해야 할 한국만의 성차별이 존재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그게 극단적으로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혐오라는 근본적인 뿌리는 같다. 그들의 불행을 위안 삼아 현실에 감사하고 넘어가기에는 아직 그들은 그렇게 살고 있고, 바뀌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동지역 여성들과 비교하면, 몇 십 년 전 여성들과 비교하면 지금 한국 여성들은 행복한 것이니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남성들의 말이다. 그렇게 감사하고 넘어가면 현실에서 뭐가 달라진단 말인지.) 2021년 미군이 철수하며 철조망 너머로 필사적으로 아이를 건네는 엄마 아빠,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려 탈출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그 속에 현명하고 강인한 라일라가, 아지자가 있을 것만 같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 덕분에 살아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사람들을 만났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호세이니의 소설 중 가장 수작으로 평가받는다고 하니, 한 권을 먼저 읽어야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서평단 활동을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 유튜버 하루데이가 기록한 낭만적인 도시 풍경
하루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저 혼자 있기 싫어 드나들기 시작한 커피숍에서 타지 생활의 외로움을 위로받았고

뉴욕이 어떤 곳인지, 이곳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하는지 단편적으로나마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생각해 온 것처럼 '차가운 도시'라는 이미지와 달리

뉴욕도 결국 사람 사는 따뜻한 곳이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바쁜 아침에도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항상 문을 잡고 기다려주는 배려라든지,

내 키의 반만 한 거대한 반려견이 들어와도 다들 하나같이 미소를 지으며 예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멀게만 느껴지던 뉴요커들이 어느덧 다정한 이웃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본문 중에서

 

 

처음 받아보자마자 너무 예뻐서 헉했던 책..!

브이로그로 뉴욕 살이 일상을 담으시는 분이라 그런지

사진 하나하나 작품이었고

모두 엽서로 팔아도 될 정도로 예뻤다.

 

또 다른 인상적이었던 점은 '뉴욕 관광객'의 입장이 아니라

'뉴욕에서 4년째 거주하고 있는 사람'의 시선이 드러나는 것이다.

하루데이님의 단골 커피숍이라든지, 자주 가는 작은 서점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어느덧 내가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 된 것처럼 뉴욕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다양한 챕터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들은

 

나만의 뉴욕 커피숍 탐방기 / 진한 종이 냄새가 주는 즐거움, 독립서점 / 구멍가게와 고양이 / 나는 뉴욕의 길냥이 집사 / 뉴요커들의 못말리는 강아지 사랑 등이었다!

 

소담한 커피숍, 독립 서점, 귀여운 강아지와 고양이 사진이 가득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뉴욕 여행하는 것 같고 힐링 그잡채…

또 현지인이 알려주는 뉴욕살이 꿀팁들도 중간중간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뉴욕에 장기 여행을 가거나, 살러 갈 예정인 사람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전국일주 가이드북 - 2022-2023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지구면적대비 0.05%도 되지 않는 면적을 가진 대한민국. 이 조그마한 나라는 수많은 여행지로 가득하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덕분에 시원한 물빛이 눈을 부시게 하고 청량감 넘치는 계곡은 계절마다 색색의 매력을 발산한다. 오래전 선조들의 발자취는 예스러움으로 남아 또 다른 매력을 더한다. 1년의 여행, 한반도 남쪽 그 주옥같은 여행지를 쓸어 담아 여기에 풀어 놓았다.”


대학생 때 방학이면 한 푼 두 푼 모은 알바비를 가지고 여행을 떠나곤 했다. 해외여행도 좋지만 국내여행은 약간의 공강(+자체 공강)이 있으면 학기 중에도 갈 수 있으니 어찌나 좋던지. 좁은 고등학교를 벗어난 이십 대 초반, 내가 번 돈으로 여행을 떠나는 재미에 빠져 내 알바비는 다 여행으로 탕진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코로나, 차박 열풍 등으로 더욱 국내여행의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여행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전국일주 가이드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명소까지 속속들이 소개하고 있다. 


- 사계절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

- 알수록 돈 버는 베스트 공짜여행지

- 꽃놀이·단풍놀이 강추여행지

- 한국관광공사 추천 안전한 언택트 관광지 100선

-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

- 고속도로별 여행코스


등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알차게 수록하고 있으니 집에 한 권 구비해두면

자녀를 둔 가족, 연인, 친구 여행에서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내 마음은 누가 간호해 주나요 - 간호사 비자의 마음 처방전
최원진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꽤 오래전부터 팔로워하고 보고 있던 간호사 인스타툰 작가님이 책을 내셨다.

앞서 두 권의 책을 냈지만, 작가님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은 이 책이 처음이라고 한다.



나는 엄마와 언니가 모두 간호사였기에 (엄마는 현역, 언니는 공단으로 이직했다)

간호사가 아닌 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간호사의 업무 환경, 의료 용어 등에 친숙하다.

그래서 이 에세이가 더 반갑게 다가왔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마는. 누군가의 생명을 책임지는 것은 특히나 더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 살면서 누군가가 죽어가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을 텐데

의료인들은 그들의 곁을 지키는 것이 주 업무이니 심적 부담감이 어떨지 상상이나 가는가.


“일을 하며 깨달은 건 명료하다. 이 일에 사소한 부분은 없다.” 

-<내 마음은 누가 간호해 주나요> p.67



아픈 환자와 그 보호자는 잔뜩 예민해져서 간호사의 안위를 살필 여유 같은 건 없다.

몰상식한 의사들도 넘쳐 나고, 사소한 실수가 누군가의 목숨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들은 병동에 있는 환자 개개인을 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인격적으로 대우하기 위해 노력한다.

(간호사들의 사연이 담긴 인스타툰은 비자 님의 계정에서 만나볼 수 있다. / @rn.bizza)


엄마가 부산 대학병원에서 일하던 신규 간호사 시절,

전신에 화상을 입은 환자가 병동에 들어왔었다고 한다.

그 환자는 바쁜 의사와 간호사가 빠르게 드레싱을 하는 내내 아프다며 울부짖었고 화상이 너무 심했던 탓에 얼마 더 살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되었다.


이십 대 초반의 어린 엄마는 그날 울던 환자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아 엄청나게 울었고,

‘곧 돌아가실 분인데, 병동이 조금만 덜 바빴다면 좀 더 세심하게 치료해 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아직도 종종 눈물이 난다고 한다.



지금 비교적 중증도가 낮고 덜 바쁜 병원에서 일하는 엄마는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지만

귀여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귀도 파주고 손발톱도 깎아주고는 한다고 신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십 대 초반에 대학병원에서 만나 그렇게 해주지 못했던 환자들이 마음속에 너무 아프게 남아 있다고.


물론 가장 아프고 힘든 건 환자겠지만 그러한 혹독한 환경 속에서 간호사들도 상처 입고 병들어간다.


병동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간호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고, 사회는 그들의 희생을 요구하지만 그에 비해 간호사에 대한 처우와 인식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사실 우리나라 여초 직업군의 대부분이 그렇지 않은가.

유치원, 보육 교사의 경우 학급당 원아수가 터무니없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선생님들은 묻히고 아동학대 사건만이 이슈가 된다.

그럴 때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업무환경이 개선되어야 함을 주장하지만

모든 책임은 교사 개인의 잘못으로 돌아가고 문제는 되풀이된다.

요양보호사의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다..



비자 님은 인스타툰을 통해서 간호사의 업무 환경과 인식 개선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처럼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직업군의 목소리가 여러 형태로 세상에 전해지면 좋겠다. 차츰 그런 에세이들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너무 부족하다.

(개인적으로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다들 책 쓸 시간도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책에는 비자 님의 간호사 시절 이야기부터

지금의 인스타툰 작가가 되기까지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간호학과 학생이나 신규 간호사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간호사가 아니더라도 공감되고 힘이 되는 문장이 많기에

마음이 지친 모두에게 이 책이 가닿길 바란다. 


*상상팸 13기 활동을 통해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인터넷 때문에 - 인터넷은 우리의 언어를 어떻게 바꿨을까?
그레천 매컬러 지음, 강동혁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우리는 가정에서 비공식적으로 말하기를 배운 다음 훨씬 나중에야 뉴스 보도 전체를 듣거나 연설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글을 읽고 쓰는 방법은 기록을 통해 배운다. 글쓰기 하면 사람들은 책, 신문, 잡지, 논문을 떠올린다. 그러니까 최근까지는 그랬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덕분에 평범한 사람들의 글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 서문 중에서


미국의 언어학, 그리고 그게 인터넷에 적용됐을 때 발전하기 시작한 이모지와 밈의 역사. 


이모지나 몸짓의 언어 같은 경우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지만 줄임말이나 유행어 같은 부분은 우리나라와 언어가 달라서 더디게 읽혔다. 이 책을 통해서 자주 쓰는 이모티콘 :)의 기원도 알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사용한 게 신기했다. 그러고 보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문자를 읽고, 자신의 글을 자유롭게 세상에 표현할 수 있게 된 세상이 도래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구나. 언어학자들 입장에서는 연구할 것이 너무 넘쳐서 머리가 복잡할 것 같다.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와 비슷한 책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언어학'적인 책이었다. 언어가 이렇게 발전해서 그게 좋고 나쁘고, 가치판단을 하기보다는 정말 언어의 역사 그 '사실' 자체를 알려준다. 영어권에서 생활했거나 언어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