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떠나기 법정 스님 전집 2
법정(法頂) 스님 지음 / 샘터사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법정 스님의 글은 자주 접하게 된다. 스님이 가진 무소유의 정신과 생활은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많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스님의 글을 통해서 이래야겠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기도 하지만, 보통은 그냥 '멋지구나.하지만 나는 할일이 있어서 그렇게는 안되겟지' 이러고 만다. 그래서, 비록 법정 스님의 글이 아름답고 마음이 훈훈해지지만 돌아서고 나면 그러지 못하는 나자신으로 인해 도리어 씁쓸해져서 결국 이런 생각에 이른다. '다시는 읽나 봐라'

참 못된 마음이다. 하지만, 나를 가장 야단 많이 치셨던 선생님이 지금에서는 가장 보고 싶듯이, 나를 흔들리게한 법정스님의 글또한 다시 보고 싶어지고야 만다.

그래서, 오랜만에 읽은게 버리고 떠나기이다. 제법 많은 글을 모아 놓았지만, 가장 주가 되는 것은 산속빈집에서의 생활에 관한 글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생활을 하고 계셨다. 간소한 생필품과 책,글쓰기 도구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가진게 없지만, 새소리와 달밤과 산들바람이 스님곁에 있었다.

또다시 생각에 빠져 든다. 스님은 작은 것을 버려 큰것을 얻으셧건만 나는 뭐 대단한거라고 버리지 못해 이렇게 힘들게 사는가? 장래가 보장되었다는 사실과 안정된 생활이 참 고맙기도 하지만 이건 나를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런걸 포기하고 싶지가 않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나를 편안함에 이르게 할것이 진정 버리기란걸 짐작은 하나 마치 시험문제를 풀듯이 정답을 맞출뿐, 정작 정답에 대해선 모르고 있으니,..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누가 한말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우리가 물질과 권력을 가지므로써 욕심을 채우는 것도 나쁘지만 그걸 버림으로써 더욱 우월한 마음을 가지는 것또한 나쁘다고.. 즉, 자신은 그따위것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말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우월감과 교만함에 빠져드는 것또한 나쁘다는 말일게다. 나의 상황이 이와 다를게 무엇인가? 머리속으로 이해하고서 술자리에서 주워 들은 말을 지껄인다. 그러고서, 꿈속에 내가 얻은 상장에 꿈밖에 나까지 기뻐하는 꼴이 된다.

하나씩 하나씩 내가 가진걸 돌아본다.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내 노트북.
진로와 장래가 보장된 나의 학과.
별탈없고 먹고 살만한 살림살이.
내세우기만 하는 나의 책과 헛된 지식.
그리고, 버릴것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마음까지

나는 법정스님과 다르다. 그러므로, 무작정 스님처럼 모든걸 버리고 머리깍고 산속으로 들어갈수야 없다. 그래 이제 조금씩이라도 가진다는 것에 애착을 버리자. 맛잇는것 먹는다고 기뻐하지 말고 허름한 옷 입는다고 슬퍼하지 말고. 사람을 보고 자연을 보고 관계를 보자. 해마다 돌아오는 계절을 나의 가장 반가운 손님으로 맞아보자.그리고, 가질려고 함으로써 생겨낫던 분노,초조함을 잠시 가만히 바라보자. 그리고 줄여나가자.이른봄 처마밑에 눈이 녹듯이 천천히 나의 것들을 녹여볼수 있기를.

아마 좀더 고요해지므로써 법정스님의 뜻을 조금이나마 따를수 있을게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후 다시 법정스님의 글들을 다시 만날수 있기를 바란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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