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힘
조셉 캠벨.빌 모이어스 대담, 이윤기 옮김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신화(神話)는 글자 그대로 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포세이돈 아폴로 단군 노아 모세 크리슈나 수라 .. 우린 신화를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로 알고 있다. 그리고, 가끔씩 교훈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는 끝이다. 누구도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는다.

조셉켐벨은 비교신화학자로 알려져 있다. 지구촌의 거의 모든곳의 신화에 대해 그는 연구하고 비교하고 결국 인류의 공통성에 대해서 뭔가를 찾아냈다. 그리고, '신화의 힘'은 가장 그의 생각을 알기 쉽게끔 풀어 나간다.

솔직히 신화를 그냥 그저 그런 옛날 이야기쯤으로 생각해온 나로서는 조셉켐벨의 이야기는 놀라울 따름이었다. 전혀 교류가 없었을 지구 반대편에 있는 곳의 신화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으며 뭔가 우리에게 제시해준다는걸 알게 된다.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결혼의 신화적 의미와, 인디언 신화를 다루면서 말한 인디언추장의 이야기이다. 결혼은 전 인류의 신화에서 똑같은 이미지로 설명되고 있다. 우린 태고적에 하나의 영혼이었으나 어떤 이유로 두개의 영혼으로 나뉘어졌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후 우린 다시 만날려고 한다. 결혼은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평생 같이 있을 것을 약속하는 제도적인 결합따위가 아니다. 결혼은 이세상에 딱하나 있는 자신의 잃어버린 반쪽을 다시 만나는 것이다.

인디언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이 사라진 인디언의 추장은 현대인에게 이런 유언을 남기고 갔다. 왜 우리의 형제인 바람과 들소와 나무를 괴롭히는가? 우리의 어머니인 대지를 왜 사고 파는가? 강과 바다가 우리몸의 피라는 것을, 초원에 부는 바람이 우리의 영혼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가?

신화는 신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것은 神話는 신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신이 자꾸 길을 잊어 먹고 방황하는 우리를 걱정해 만들어 놓은 자상한 안내판 같은 것이라고 느껴졌다. 죄많은 우리. 서로 미워하고 자연을 파괴하고 교만해 있는 우리를 신은 버리지 않았단걸 걱정하고 있다는걸 느낄수 있었다.

조셉켐벨은 여러 선지자들이 우리에게 애타게 말하고 간 그런 것들을 신화를 통해서 알려준다. 그는 결국 예언자들과 같은 곳을 보고 있다. 우리는 왜 고개를 돌리지 않는가?

신화를 읽으면서 이제 좀더 열심히 착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할머니 옛날 이야기같은 가슴푸근함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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