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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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안도 타다오에 이어 4세대 일본 대표 건축가로 뽑히는 구마 겐고가 36년간 지금까지 자신의 건축 중 55작품을 정리한 그야말로 구마 겐고의 모든 일을 집대성한 책이다. 자신의 일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는게 대단한거 같다. 대학원시절에 책으로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는지 첫 책에 추천서를 써달라는 평에 교수는 '건축가 앙팡 테러블 : 무서운 소년)' 이라고 써줬으니 뭔가 독창적인 사람이었던거 같다. 

자기만의 생각이 있었고, 그게 시류에 부합하지 않았다. 자하 하디드로 대표되는 건축업계의 흐름에도 의문을 품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계속 고수했다. 지방의 작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쌓은 남다른 저비용 노하우와 나무로 설계한 건축법을 갖고 있었다. 그런 탓에 2020년 자하하디드의 도쿄올림픽 경기장이 취소되고 구마겐고가 맡게 되었다. 가장 최근에 한 작품이기도 해서인지 이 작품이 가장 구마겐고 스스로도 만족하고 일본 건축 스타일에 부합하는 건축인거 같다. 그는 자하 하디드의 건축은 주변과 단절되는 단점이 있는데 자신은 나무를 사용해서인지 관계를 계속시키는 것이라 정의했다. 

일본에는 세계적으로는 잘 알려진 건축가들이 꽤 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딱히 없는 것 같아 아쉽다. 왜 그럴까. 일단 이렇게 구마 겐고처럼 업적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늘 관통하는 하나의 일관된 스타일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그게 그 건축가를 선택하게 하는 최종 무기가 될 수 있으니깐. 나무 하나하나 조립한 디자인이 일본 건축을 대표하는 스타일이 된거 같다. 우리나라 건축에도 이런 사람이 나오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대단한 사람들은 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친분이 있는것 같다. 그 세대의 일본 스타일을 만든 사상가들같다.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지는 않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잘 정리해야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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