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박철화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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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문학이나 영화는 좀 난해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익숙한 형식이나 전개로 흘러가지 않아서 낯설기 때문에 파악하기 너무 어려워서일 것이다.

그런데 이 저자는 프랑스의 정신과, 벨기에 유머, 일본의 예의가 절묘하게 혼합되어 있다고 해서 그게 너무 궁금해서 도전해보기로 했다.

이 책은 두 사람의 대화로만 진행된다. 가타부타 설명도 없고 공항에서의 두 사람의 대화로 막 시작한다. 원래 소설은 처음에 배경에 대한 지난한 설명과 등장인물 묘사 소개 등이 있고 그게 지루해서 잘 안 읽는 편인데, 이 소설은 그런게 하나도 없이 대화로만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읽기는 금방 읽힌다. 그래도 너무 설명이 없으니 좀 읽으면서도 잘 이해가 가진 않았다. 대화속에서는 또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점점 힘들었다. 그리고 대화내용이 그다지 아름답지도 않았다. 강간과 살인을 했다는 화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대화를 계속 해나가는 것인지 어이가 없었다. 끝까지 읽고 나서는 식스센스급 반전에 왜 이 사람의 소설이 인정받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둘 사이의 대화가 한 인간의 머릿속에서 벌어진 모노드라마라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 내부의 때로는 선과 악 사이에서 우리가 내면적으로 어떤 대화를 주고 받는지 그런 것을 상상해볼 수 있다. 재번역되어 나온 책인 만큼 번역에 더 공을 쏟은 작품이라 읽는데 어려움은 크게 없었다. 그리고 굉장히 얇은 대본책같아서 금방 읽히기는 했다. 생소하고 좀 끔찍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는 프랑스 문학다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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