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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케이티 켈러허 지음, 이채현 옮김 / 청미래 / 2024년 11월
평점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욕망이야기를 담고 있는 에세이다.
우선 목차를 살펴보면 거울, 화장품, 보석, 향수, 도자기 등 아름다움과 욕망을 표현하는 소비주의 물건들이 총집합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제일 재미있고 관심 가던 파트 2가지에 대해서만 적어보려고 한다.
6. 더럽고, 달콤하고, 꽃향기 나는 악취-향수 제조법 뒤에 숨겨진 이야기
내가 향수를 썼던 기억을 뒤돌아보면, 학창 시절 한창 클 때 엄마가 선물해 준 오이 향이 나는 향수였다.
나에게서 향기가 날수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인위적일지라도 기쁜 일이었다.
그 뒤로 향수를 맘껏 살 수는 없었으나, 시향도 해보고, 한두 개씩 사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향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향 중에 나는 시트러스 향을 좋아하는데 그 상큼함과 새콤함이 좋았고, 잔향에서 느껴지는 신선함이 좋았다.

책에서는 사향노루의 향낭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게 바로 유명한 '머스크'향이다.
한약재나 향수 원료 등으로 폭넓게 사용되는 사향은 수컷 생식기 근처에 있는 향선 낭비라는 곳에서 추출하게 된다.
그 향이 어찌나 매력적인지 수요가 수요인지라 사향노루가 남아날 리 없게 되었다. 그와 같은 맥락으로 사향고양이의 분비물(사향)을 얻기 위해 사향고양이에게 시끄러운 소음을 지속적으로 들려주어 스트레스를 받게 한 후에 얻어내는 결과물이라고 하니 이 또한 얼마나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인가.

다음은 '앰버그리스' 이름도 낯선 고래의 귀하디 귀한 향이다.앰버그리스는 고래가 바다로 배출한 덩어리인데 처음에는 이존재에 대해 알지 못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고래에서 얻을 수 있음을 알게 되고, 무자비하게 고래를 살상하여 멸종 위기에까지 이르자 현재는 포획을 금지하게 되었다.좋은 향을 얻기 위해_인간의 후각 만족을 위해 희생된 많은 동물들이 있다는 것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향수의 어두운 이면이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화학원료로 비슷한 향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하니 그건 좀 안심이 된다.
두 번째는 10. 지구의 숨결 대리석 파트이다.
이 도시의 대리석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지만, 이 도시의 비밀을 알면 더 이상 아름다움이 단순한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는다.
이 도시(아슈하바트)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로 그 나라는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아슈하바트는 도시 빈부격차의 극단적인 예로 매력적이면서도 혐오스러운 도시다.(P.329)
이렇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 까지는 독재자의 횡포, 엄격한 규제,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터전을 버리고 떠난 아픈 역사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리석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죽었는지에 대해 알면 이렇게 곱고 고운 대리석은 그냥 얻어진 아름다움이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에게 대리석이 주는 의미는 주간지의 편집장 시절_괴팍한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직장 생활이 힘들 때 유일한 안식처였던 미술관의 대리석 조각[죽은 진주 다이버] 작품을 보러 갔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비참할 때면 아름다움에 관한 경험에서 멀어지는 느낌을 받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은 오히려 깊어진다.
아름다운 광경, 소리, 냄새, 맛을 찾아 나설 추진력은 없었지만, 나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그것들이 필요하다는 점은 알고 있었다.(p.316 )
이렇게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끼며 찾을 때 살아가는 의미를 찾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게 비록 욕망의 결과라 할지라도..)
아름다움과 추악함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함께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다만 우리는 추악하거나 위험한 요소를 이제는 역사로 부터 깨닫고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것 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