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뜻밖의 철학
그레고리 베스헴 외 지음, 박지니 외 옮김 / 북뱅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호빗 뜻밖의 철학을 읽고

 

 

평소에 깔끔하고 조용하게 잘 살고 있던 사람이 어느날 손수건도 챙기지 못하고 황급히 뛰쳐 나오게 되었다면 이것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이었던 걸까.

 

 

어느 날 내 삶의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다. 그때는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와서 보니 그런일들이 없었다면 나는 이렇게 자라지 못했을 것이다.

새로운 경험은 내안의 도전에 맞서게 하는 것이고 도전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이고 그것이 확장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다. 빌보는 타인에 대한 의무감을 갖고 서로간의 차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어려워도 서로 식사를 같이하며 우정을 지속하고 싶어했다.

빌보는 겸손했다. 진정한 대화의 가치는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한자리에 모으는데 있었다. 올바른 공동체를 꾸리기 위해서는 관대함이 필수다.

 

 

재미있는부분은 아리스토텔레스와 아퀴나스가 상반된 주장을 하는 장을 읽을 때였다. 어느부분을 자만이라 해야하는 것인지 허영이라 해야하는 것인지 어리석음이라 해야하는 것인지 겸손이라 해야하는 것인지 각각 말들이 달랐다. 그것은 한사람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나는 이 사람을 겸손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저 사람은 거만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니 뭐라 딱 집어 말하기에 애매함을 철학이라 하는 것 같다.

 

 

저자의 판타지 소설을 통한 분석은 의외로 즐거웠다. 주인공을 빌보를 정한 것도 흥미로웠다. 일반적으로 보석은 갖고싶고 보기만해도 즐거울 텐데 그는 탐욕스런 충동이 보이지 않았다. 톨킨은 성격적 결함을 탐욕과 소유욕을 꼽았는데 이야기에서 나오는 절대 반지에 대해 사고를 흐리고 마음을 옭아맨다는 함정을 놓고 주위의 인물들을 손에 쥐락펴락한다. 빌보는 그것에 대한 조바심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특유의 면역력을 발휘하여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쓰는 톨킨은 모든 것은 나의 즐거움이라 했다. "그냥 재미삼아" 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보석을 탐내고 지키기만 하는 용을 그려놓고 위에서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놀이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

 

 

p123 학문을 탐구하고 예술과 자연을 즐김으로써 우리는 자기를 잊어버리는 능력과 현실적이 되는 능력, 그리고 공정하게 바라보는 능력에 대해 그 가치를 알게 된다.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은 일상의 무딘 의식과 진실에 대한 두려움에서 우리를 해방시키므로 세상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속하려고 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