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의 출산마저 혼자 감당한 아내 작가 핫토리 고유키는 자칫하면 우울한 고백서로 흐를 수 있는 체험담을 기지가 넘치는 에세이로 바꿔 놓았다. 이 책은 일본 작가 특유의 만화적 유머와 참신하고 톡톡뛰는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부부가 정원이 있는 낡은 집을 구매해서 필요한 부분을 고치고 손질하며 세 아이를 키우고 닭과 고양이 강아지등과 어우러져 사는 삶은 이상적이다. 작가 아내의 가정에 소홀한 남편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넘어 공손함을 담은 글의 색깔은 일본 여성만이 낼 수 있는 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슴을 사냥해서 집으로 가져오면 그것을 절단하고 해체하여 요리하고 그것도 모자라 이웃과 함께 나눠먹는 에피소드는 한국 사람 정서로는 잘 이해되지 않았다. 마치 북유럽의 수렵민족인 이누이트 족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