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쓸모 - 시대를 읽고 기회를 창조하는 32가지 통찰
강은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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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 쓰임에 있어 실용성의 유무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런 실용성으로 길들어진 우리에게 문득,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예술의 쓸모를 묻는다면 우린 무어라 대답할 수 있을까? 예술과 관련된 그 어떤 연관고리도 없는 삶을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 [ 예술의 쓸모 ] 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예술은 얼어붙은 삶을 깨우는 가장 효과적인 자극제' 라고 표현한다. 이 책은 예술을 통한 32가지의 통찰을 치열하게 예술에 투신해 살아갔던 이들의 삶을 통해 예술 그 의미와 쓸모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책이다.


저자인 강은진은 아트 큐레이터 출신으로 10년이 넘게 예술의 대중화를 힘써왔다고 한다. 그래선지 저자의 책은 여러 예술가의 삶과 그들의 작품을 죄다 꾀고서 주제마다 예술가들의 삶과 에피소드를 풀어서 펼쳐 보여준다. 힘을 빼고 저자가 안내해 주는 방향대로 따라가다 보면 '예술의 쓸모'를 넘어 미술의 매력에 푹 빠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 예술은 우리에게 심미안을 주고, 묵은 감정을 해소시키며, 감각을 넓혀 디테일에 주목하게 하고, 인간의 욕망을 이해하는 법을 알려주는 동시에, 창조력과 통찰력을 키워준다고' 이런 능력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해야할 일이 있다. 미술에 대해 마음을 여는 것, 포괄적으로 예술은 어렵고 복잡하며 소위 전공이라는 것을 해야 이해하는 영역이라는 편견은 일찌감치 버려야 할 무엇이었다. 그 만큼 이 책은 쉽고 흥미롭다.

2부에서부터 전개되는 각 시대를 살아온 작가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서 성공한 화가의 삶을 살았던 월리엄 호가스나, 재능을 십분 살려 정치적 영향력에 기생하다가 기회주의자라는 오명을 남긴 자크 루이, 빅토리아 시대 영국 뒷골목의 우충충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고대 로마의 낭만적 풍경을 살려낸 네덜란드 화가 알마 타데마등 잘 몰랐던 화가들의 독특한 삶의 배경이 마치 소설을 읽는 듯 재미있었다.

반면 명성을 들어 익히 알고 있던 반 고흐의 명성을 만들어 낸 동생 부부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땐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로 이루어진 책을 찾아 마저 읽고 싶은 욕구마저 느끼게 한다.

또한 얼마 전 [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 의 원작 소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영화를 볼 때는 몰랐는 데 이 책을 읽어보니 퍼즐이 맞춰지듯 소설에 대한 배경을 알게 되어 즐거웠다.

이 책은 미술사를 딱딱한 이론으로 접근하는 게 아닌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굵직굵직한 인물들을 되 살려 주제별 범주로 묶고 각 인물들의 스토리 텔링을 통해 쓰고 있어 일반인도 읽다보면 미술사에 담뿍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저작권 때문에 미술 작품을 많이 실리지 못하는 책들을 간간히 봐 왔는 데 선명한 그림들을 같이 볼 수 있는 건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대리석과 섬세한 꽃나무의 결을 살리고 고대 로마의 여신과도 같은 인물이 살아 움직이듯 푸른 색감의 알마 타데아의 그림은 인상에 남는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나니 미술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든다. 언젠가 기회가 닿는 다면 꼭 해 보고 싶은 독서영역이다.

끝으로 예술을 이해하는 데 있어 로스코의 예술 철학은 길게 여운이 남는 문장이었다


색의 관계나 형태, 그 밖의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단지 기본적인 감정들, 그러니까 비극, 황홀, 숙명 같은 걸 표현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내 그림 앞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은 내가 그걸 그릴 때 느낀 것과 같은 종교적 경험을 한 것이다

예술의 쓸모 중에서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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