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산다
샤를 바그네르 지음, 강주헌 옮김 / 더좋은책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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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지도 몇 년이 지난 것 같습니다.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을 줄이며 꼭 필요한 물건만 새로 구입한다는 생활 방식으로 대표되는 미니멀리즘을 소개하는 책 들을 읽어 보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산다'역시 그러한 실천론적인 책인 줄 알았지만 더 깊은 내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철학책에 가까웠습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저자의 목회 경력과 백여년 전에 쓰여진 책이라는 점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바로 그 점이 이 책을 매력적으로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핱 사람은 이기심과 허영심을 충족시키는 데 급급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에 다른 목적을 부여하고, 삶을 살아가는 기술이 궁극적으로 삶을 희생하는 방법이란 것을 깨달은 사람이다. -39쪽]
'삶을 희생 하는 방법을 깨달은 사람'이라는 말은 그리스도인(크리스천)을 한 마디로 표현한 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올바른 삶을 단도 직입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표면적으로 드러내지 않기에 종교가 없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그의 권고를 흡수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단순함의 아름다움은 부드럽지만 강한 힘으로 독자들을 설득해 나갑니다.



[부유하고 만족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부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만족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103쪽]
물질이 풍족하여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만족하는 방법을 알 때 만족한다, 먹는 중에도 욕심은 더 커진다는 저자의 표현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습니다. 지구상의 생명체 중에 인간처럼 만족하기가 어려운 존재들이 있을까요. 물질로 채우려는 만족은 끝이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이미 경험해서 알고 있지만 그러한 불만족의 이유를 외부에서 찾지 말고 내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단순하게 살면 혹 상황이 변하더라도 당황할 이유가 없다. ........ 또한 사치를 과시하고, 부당한 낭비벽을 드러내며, 기생적인 삶을 몰염치하게 보여줌으로써 이웃의 질투와 저급한 욕망과 비난을 자초하지도 않을 것이다. -111쪽]
욕망을 단순화하여 평화로움 삶에 이를 수 있다고 저자가 이야기합니다. 저는 가끔씩 내일 당장 죽어도 치워야 할 나의 물건이 상자 한 두 개로 끝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부분을 읽고 실제로 그 정도로 저의 소유를 줄여 나간다면 궁극적인 삶의 질은 아마 더욱 높이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건을 줄이는 미니멀리즘 너머의 삶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단순하게, 산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할 때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저는 한 번 읽었는데 앞으로도 여러 번 읽으며 삶의 자세를 가다듬어 보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책의 말미, 그레이스 킹의 추천사에는 이 책의 저자 샤를 바그네르의 '종교와 삶의 대한 개인적인 관점'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나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과 무지한 사람, 도시인과 농민, 독일인과 프랑스인, 믿음의 사람과 무신론자, 과거의 옹호자와 현재의 옹호자 등과 어울려 살았고, 그들 모두를 아해하고 사랑합니다. ........ 나는 인간입니다. 인간에 관한 것이면 무엇 하나도 나와 관계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59쪽]

딱딱할 수도 있는 책의 내용을 포근한 담요처럼 훈훈하게 만든 힘은 저자의 포용력과 온화함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종교에 대한 부분은 한 겹 아래 숨겨 두었기 때문에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거부감 없이 읽으실 수 있는 책입니다. 단순한 삶이 궁금하신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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