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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귓속말 - 올레졸레 북녘동화 올망졸망 남녘동화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44
김신복 외 지음, 신혜원 그림 / 사계절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에는 북한 아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읽으며 자랄까 궁금했었다. 북한이 배경이 되었던 똘이장군이란 만화영화를 즐겨 보면서 무심코 전쟁이나 집단 농장에서 일하는 이야기가 전부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남한 어린이들이 보는 이야기의 소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상한 귓속말>이야기는 지금 우리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다가왔을 이상한 귓속말! 거짓말을 하라고 하고, 변명을 시키고, 친구 탓을 하게 하는 귓속말은 북한에도 존재한다는 사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도 그랬었는데...'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분단모임을 하는 모습은 조금 낯설었다. 어른인 나도 조금은 낯선 단어인데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나에게 설명을 해 달라고 하면 뭐라고 답해줘야 하나?
<잠나라 병정들>은 참 재미있는 소재로 꾸며진 이야기이다. 잠나라 병정이라니... 북한 작가들에게도 이렇게 재미있는 상상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조금 의외였다. 바른생활을 하는 수남이를 일찍 잠 재우기 위한 잠나라 장난꾸러기 병정들의 거듭되는 시도! 그러나 역시... 수남이는 자신의 시간표대로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자게 된다. 다소 바른생활 교과서에 나올법한 이야기지만 발상 자체가 재미있었다.
<그림토끼들의 운동회>는 자신이 그림을 그리지 않고 형이 그린 그림을 자신이 한 것인양 제출해 버린 철호의 이야기이다. 철호가 그린 토끼가 주인을 찾는 장면에서 철호가 아닌 철호의 형을 찾으므로해서 반친구들은 그림이 철호가 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림들이 운동회를 한다는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역시나 유쾌한 발상이다.
처음 들어보는 북녘말이 있어 다소 낯설기도 했지만 지금 남한 어린이들이 살고 있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아 큰 거부감 없이 친근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이 책을 읽고 나면 북한 어린이들이 자신들과 전혀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