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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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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를 좋아한다. 배운 사람, 많이 아는 사람 치고 잘난 척하며 젠체하지 않는 꼴을 못 봤다. 그는 분명 한국 사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만한 배경과 이력을 지녔다. 경상도 출신에,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우와 하는 대학을 나왔고, 무슨 무슨 장관을 지냈으며, 정치도 했고, 현재는 성공한 작가이자 방송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그가 거드름 피우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렇고 그런 높으신 양반들이 헛소리를 그럴듯하게 할 때마다 '얜 또 뭐야' 하는 듯한 표정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낼망정, 가식 떠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때마다 궁금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쉽게 흥분하고 저렇게까지 날카로울까. 굳이 저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편하게 살 수 있을만한 분이. 도대체 왜?



그렇게 유시민이라는 사람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고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한국 현대사>가 내가 읽은 그의 첫 책이었고 이번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어보기로 했다.



책에서는 제목 그대로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잘 살고 못 살고를 떠나 행복하게 사는 것이 최고라고 말한다. 그런데 행복한 삶을 살려면, 우선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왜 나는 이럴까, 쟤만큼 저렇지 못 할까, 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걸 찾아내어 나의 삶을 온전히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언론에 비치는 화려한 모습만 봐서 그랬는지, 학생 운동과 수감 생활 등의 이력을 알기는 했지만 그렇게 치열한 고민을 안고 사셨는지는 미처 몰랐다. 책에서 작가님이 묘사한 자신의 모습은 '열심히 살기는 했으나 의지대로 살지 않고 그저 그렇게 살아온 타협인'이라 부끄럽고 후회된다고 하셨지만, 그 또한 유시민이라 가능한 자기평가라 생각한다. 세상에 자기 객관화가 안 되는 인간이 얼마나 많은데.


그러고 보니 언제나 자신을 드러내는데 거침이 없는 모습이 이해가 간다. 자기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은 남 눈치 보느라 어떻게 해야 솔직한 지도 모른다. 작가님께서는 부끄럽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 또한 열심히 산 사람이 다시 한 번 자기 인생을 열심히 돌아봤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작가님 본인이 뭐라고 늘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하셨지만, 내 생각에 작가님은 얄미운 매력이 있는 분이다. 그래서 나는 유 작가님께서 좀 더 활동도 많이 하시고 책도 많이 내주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솔직한, 날카로운, 유쾌한, 어렵지 않은 글맛이란 작가님밖에 낼 수 없을 테니. 그리고 더 차갑게, 더 통쾌하게, 더 적나라하게 '그들'을 '발라주셨으면' 좋겠다. 나의 욕심일까?

 

 

 

22
나는 별 돈 들이지 않고 빨리 출세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법학과가 포함되어 있던 사회계열을 선택했다. 시험을 잘 보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선택이었다.

23
내 문제는 꿈이 없다는 것이었다. 내게는 무엇인가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없었다. 인생을 어떤 색조로 꾸미고 싶다는 소망도 없었다. 그저 현실에 잘 적응했을 뿐이다

48
그래야만 할 이유도 없이 지레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산 것은 아니었던가.

66
그러나 자살을 용기로만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용기만 있다고 해서 마냥 잘 살아지는 것은 아니다. 사는데도 죽는데도 다른 것이 있어야 한다.

147
군대를 마치고 돌아오니 계엄사 합수부에서 함께 두들겨 맞았던 선배가 맛있는 거 많이 사준다며 자기 출판사에서 편집부장을 하라고 꼬드겼다. 출판사 이름이 사장 이름과 같았다. 학민사. 사장과 영업부장, 편집부장 이렇게 셋이서 한 가족처럼 일했다.

219
인생에서 가장 ‘달콤살벌한‘ 것은 신념이 아닌가 싶다.

279
삶은 준비 없이 맞았지만 죽음만큼은 잘 준비해서 임하고 싶다.

때가 되면 나는, 그렇게 웃으며 지구 행성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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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
문재인 지음 / 북팔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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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나는 문통령의 강성 지지자이며 극렬분자다. 사실 이렇다 할 지지의 이유는 없다. 그냥 지지한다. 웃기지도 않는 말을 논리랍시고 들이대며 헛소리하는 야당 의원과 지지자는 조곤조곤 밟아주고 노골적인 편파보도도 보도라며 함부로 떠드는 언론에는 똑같이 말 같지 않은 말로 대응한다.



사실 지지자를 표명했으면서도 그동안 대통령의 책 한 권 읽어본 적이 없어 마음에 걸리던 차였다. 마침 연휴 때 알라딘에서 전자책 마일리지를 한 움큼 뿌려주길래 덥석 받아 질렀다. 내 대통령이 직접 쓴 일대기라니. 너무나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런데 읽다 보니 대통령 당신의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고 우리 사회의 흐름과 계속해서 절묘하게 닿아있는 것이 참 신기했다. 무슨 대하드라마를 보는 것도 아니고, 어쩜 사회 변화의 자리마다 안 계신 곳이 없다. 굳이 말하자면,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 포레스트 문프?? 당신의 기록이 역사의 기록이고 언론의 보도자료라니, 신기하고 대단하다.


대통령의 삶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는 없으니, 넘기는 장마다 그분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반갑기도 하고 애달프기도 하고. 하지만 문 대통령 당신의 그리움만 할까. 한 글자, 또 한 글자 조용조용 눌러 써놓은 듯한 담백한 문체가 문 대통령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두 분의 차이점이 보이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언제나 특유의 재치와 카리스마로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 분이셨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달변가도 아니고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며 재미있는 편은 더욱더 아니다.(... 유머에 관해서 반론할 자 나오시라) 그냥 그 자리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 할 뿐이다. 강한 빛은 아니지만 언제나 반질반질 윤이 난다. 하긴 외모가 되는데 더 이상 무슨 매력이 필요하겠냐마는.


그토록 하기 싫어 피해 다녔던 정치의 세계에 들어와 결국 대통령이 되어 집권 이후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그 시작이 노무현 대통령이었다니. 문 대통령의 운명뿐만이 아니라 동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운명 아닐까.

20
그를 처음 만나, 차 한 잔 놓고 얘기를 나누던 바로 그날, 우리는 눈부시게 젊었다.

60
그런데도 나중에 정치인이 되었을 때, 노무현은 서울의 민주화 운동권으로부터 운동의 주류가 아닌 변방 출신으로 대접받았다. 역시 서울 중심 사고에 더해, 민주화 운동 진영 내부에도 만연해 있는 학벌주의와 엘리트주의의 소산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적어도 5공 기간 동안 변호사 노무현만큼 자기를 버리고 치열하게 투쟁했던 이가 없었다.

70
일이 많아 힘들었지만 내 삶에서 가장 안정된 시기였다. 최선은 아닐지라도 나의 개인적인 삶과 세상을 향한 나의 의무감이 나름대로 균현을 잘 맞추고 있다는 느낌으로 지낼 수 있었던 시기였다.

132
세상에 내가 아무리 야구를 좋아한들 구치소에 수감된 처지에 야구소식에 무슨 관심이 있을까?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한 아내가 귀여웠다. 감방에서 그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곤 했다.

184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세상인심이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정말 고마운 분들은 부담 줄까 봐 또는 내가 바쁠 것을 배려해 연락을 삼갔다. 반면 뭘 어떻게 도왔는지 알 수 없는 분들이 공치사를 하며 만나자고 했다.

282
대통령은 오랜 유폐 생활로 지치고 마음이 불편했을 텐데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 환단 끝날 무렵에 내가 대통령에 "마지막으로 대리인단에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면 하시라"라고 했다. 대통령이 벌떡 일어나 "저 대통령 다시 하게 좀 해주십시오."라며 인사를 했다. 무거운 자리일 수도 있었는데, 일행 모두가 웃으며 헤어질 수 있었다.

402
당신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은 것이 아님을 보시라고 넣어드렸다.

434
그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적당히 안락하게, 그리고 적당히 도우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의 치열함이 나를 늘 각성시켰다.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인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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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김대식의 빅퀘스천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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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류를 긴장하게 만드는 단어 인공지능.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을 앞지르게 될까? 살기도 힘든데 이제는 기계 하고까지 경쟁해야 하나? 아이고 피곤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과학자인 김대식 교수님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했다.



소위 최첨단 기술이라는 영역에서 인간과 기계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거꾸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안녕하십니까? 잘 지내십니까? 단순하게 시작된 질문은 곧 인간과 인생의 본질을 파고드는 질문으로 바뀐다. 어떤 면에서 안녕하고 잘 지내신다는 겁니까? 어째서 행복하고 불행하다고 말하는 건가요?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뭐길래 행복하고 불행하다는 겁니까? 그것이 행, 불행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인간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기계를 만들기도 하지만,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기도 하는 거니까. 첨단 기술이라는 양날의 검, 그중에서도 인공지능이라는 이 무시무시한 존재의 등장은 참 희한하게도 인간 본질에 대한 질문을 하게 만든다.


작가님은 교수님이고 과학자이며 똑똑한 분이다. 책에서는 제목처럼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한 번은 마주하게 될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 과학을 연구하는 교수님답게 철학적인 이야기를 과학적 지식으로 풀어나간다. 똑똑한 분이 책까지 많이 읽고 공부도 많이 하셨으니 이 책 한 권에서만 접할 수 있는 책의 제목과 위대한 선인의 이름도 적지 않다.



단순히 정의가 아니라 질문을 한다는 건 예상되는 답의 경우의 수를 나름대로 한 번쯤 고민해봤다는 뜻이 아닐까? 그간 이 똑똑한 과학자 교수님이 거쳤을 인고의 세월을 생각하니 대단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도대체 이 똑똑한 분이 왜 이리 부자연스러운 영어 번역체로 글을 썼을까? 무슨 초벌 번역문도 아니고. 쓸데없이 대명사를 남발하는가 하면, 명사는 꼭 복수형으로 얘기한다. (한국어에서 평생 접했을 법한 '-들'이라는 표현은 이 책에서 다 본 듯) 명사의 어구를 조사 몇 개로 연결해놓은 문장은, 명사를 꾸며주는 수식어까지 늘어지게 많아 무슨 말인지 의미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



게다가 설명을 뒷받침하겠다는 예시까지 어찌나 불친절한지. 각주도 달지 않은 참고 자료, 용어 정의나 정리도 해주지 않는 막무가내식 예시라니. 자, 너네 이 정도는 알지? 암,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알아야지.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데 그다지 좋게 들리지는 않는다. 이 교수님은 평생 뭘 몰라본 적이 없나.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하면 그렇게 강의하는 교수님 수업은 딱 질색이었다. 하긴, 나는 서울대 출신이 아니니까. 똑똑한 제자들만 가르치시니 잘 모르셨나? 그럼, 대중이 보라고 펴낸 책에서 이런 식으로 글을 써도 되는 건가?



뒤로 갈수록 문체가 너무 기가 막혀 거의 신경질 내다시피 하며 봤지만, 다 보고 나서 정리를 하려고 다시 한 번 훑어보니 곱씹어 볼 만 한 구절이 굉장히 많았다. 그러므로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분이라는 건 맞다. 그러나 다음에 관련 분야가 궁금해지거든 좀 더 쉽게, 번역체 말고 모국어를 잘 하는 전문가의 책을 봐야겠다.

7
그런데 이들은 어떤 이유로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는 왜 하는가

21
그렇다면 무엇이 인간을 한없이 먼 곳을 그리워하게 하는 것일까?

23
우리는 먼 곳에서 왔고 친선을 원한다고, 아직 우리 외에 지각 있는 그 어떤 존재도 만나보지 못 했다고, 우리는 외롭다고.

40
‘좋은 삶‘과 ‘나쁜 삶‘은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본질에 따라 결정된다.

62
인생에 절대적인 의미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렇게도 반가운 것일까?

63
결국 우리 앞에 놓인 문제는, 어차피 논리적으로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의미 없는 인생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이다.

64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순간 우리는 질문을 짊어진 무거운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284
먼지보다 보잘 것 없는 ‘나‘라는 존재를 우주의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만날 때의 놀라움.

323
존재적 걱정은 언제나 약자의 과제이다. 강자는 존재의 정당화가 필요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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