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 Farm (Mass Market Paperback, 미국판, 50th Anniversary) - 『동물농장』 원서
조지 오웰 지음 / Signet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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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1984>만큼이나 많이 회자되는 작품이길래 언젠가는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새로 산 크레마의 열린 서재를 둘러보다 보니 이 책이 있다. 나는 빌린 적이 없는데 뭔 일인지는 잘 모르겠고 잘 됐다 싶어 그냥 읽기로 했다. 마침 이 전에 끝낸 책이 <자본주의>라는 책이기도 해서 연결해 보기도 좋았다. (보다 보니 <우크라이나 편 서문>도 있는 걸 보아 우크라이나에서 발행된 건가 본데 도대체 어떤 경로로 내 장비에 들어와 있는 건지.)



존스 부부가 운영하는 영국의 한 농장. 어느 날 나이 든 돼지 메이저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주인 부부가 문단속을 마치고 들어가자 동물들을 불러놓고 이야기한다. 사실 우리는 인간을 위해 살고 주는 사료 먹으며 일만 하면서 비참하게 살아가잖아. 그러니까 인간은 나쁜 존재야. 우리끼리 살면 더 잘 살 수 있어. 그러니 혁명을 일으키는 거야! 인간만 없으면 우리는 고된 노동은 덜 하고 훨씬 풍요롭게 살 수 있을 거야.


얼마 후 메이저는 죽는다. 메이저의 말을 들은 동물들은 합심하여 존스 부부로부터 농장을 뺏는데 성공한다. 사람들이 농장을 되찾으러 총까지 들고 왔었지만, 동물들은 두 번이나 공격을 막아낸다.


혁명 후 동물들은 자신만의 질서를 만들어 간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동물이 있는데, 나폴레옹이라는 돼지와 스노우벨이라는 개다. 둘은 농장의 발전을 위해 서로 다른 계획안을 제시한다. 투표를 통해 어떤 계획을 택할지 결정하기로 한 날, 나폴레옹의 계략에 의해 스노우벨은 농장을 떠나게 된다.


이후 농장은 나폴레옹을 필두로 한 돼지 집단의 지배를 받는다. 동물들은 혁명 당시 농장의 7대 원칙을 정해놓고 헛간 한쪽 벽에 새겨놓기까지 하지만, 그런 것쯤 수정하면 그만이다. 나폴레옹은 자신을 지켜줄 군대, 입장을 대변해 줄 언론인, 지지해 줄 세력을 만들어 단단한 자리를 구축한다.



아둔하고 성실한 동물들은 나폴레옹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배워봤자 글자 몇 개 읽을 줄 모른다. 그리고 사실 이들은 공부할 시간도 필요도 없다. 늘 극심한 노동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늘 일만 하는 이들에게 글자가 다 무슨 소용인가. 무지한 이들은 아는 건 없고, 배우는 것도 없으며, 과거의 기억은 자꾸만 왜곡된다. 이런 이들을 지배하는 건 누워서 떡 먹는 것보다 쉽다.



지배계급인 돼지의 수법이 한국과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과 너무 똑같아 책을 읽으며 곳곳에서 서늘해졌다. 북한에서 노동을 최고로 숭배하고 지배계급을 우상화하는 모습이나, 머지않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혹은 지금도 볼 수 있는) 어처구니없는 말 바꾸기 등등. 어떤 부분은 <1984>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했으나, 다 읽고 나니 두 소실이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라 이 책 또한 나름대로 읽을만한 가치가 있구나 싶었다.



조지 오웰의 소설이라고는 <1984>와 <동물농장> 두 권밖에 안 읽었지만, 그의 소설은 늘 소름 끼치게 사실적이다.  일단 재미가 있고, 경각심을 주고, 배울 게 많고 등등의 장점도 장점이지만, 이 작가가 가장 좋은 건 무엇보다 대담함이다. 다들 차마 하지 못 하는 이야기를 너무나 정교하고 차갑게 꺼낸다. 여봐란듯이. 사람들이 외면하려는 세상의 모습을 이렇게나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가라니. 가슴 철렁하지만 꼭 읽어볼 만 하다.


Unpopular ideas can be silenced, and inconvenient facts kept dark, without the need for any official ban.

인기 없는 이론은 소리를 낼 수 없게 되고, 불편한 진실은 드러나지 않게 된다.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

45
Man is the only real enemy we have. Remove Man from the scene and the root cause of hunger and overwork is aboished for ever.

인간이 우리의 최대의 적이다. 인간을 이곳에서 몰아내면 배고픔과 과한 노동의 원인도 영원히 없어지는 거다.

67
The Seven Commandments
1. Whatever goes upon two legs is an enemy.
2. Whatever goes upon four legs, or wings, is a friend.
3. No animal shall wear clothes.
4. No animal shall sleep in a bed.
5. No animal shall drink alcohol.
6. No animal shall kill any other animal.
7. All animals are equal.

7대 원칙
1. 두 발로 걷는 생물은 종류 불문 다 적이다.
2. 네 발로 걷는 생물, 혹은 날개 달린 생물은 모두 우리의 친구다.
3. 동물은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동물은 침대에서 자면 안 된다.
5. 동물은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6. 동물은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123
It says, ‘No animal shall sleep in a bed with sheets"

‘동물은 침대보가 있는 침대에서 자면 안 된다.‘라고 적혀 있었다.

198
but in fact, no animal had ever actually retired.

하지만 실제로는 은퇴한 동물은 하나도 없었다.

200
The truest happiness, he said, lay in working hard and living frugally.

나폴레옹이 말했다. 제일 행복한 건, 열심히 일하고 검소하게 사는 겁니다.

204
If they went hungry, it was not from tyrannical human beings ; if they worked hard, at least they worked for themselves.

동물농장에서 만약 동물들이 굶주리게 된다 해도, 인간의 무자비함 때문은 아니었다. 적어도 이곳의 동물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일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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