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명성에 기댄다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또 한 번 환기시켜준 책!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스릴러에 로맨스가 혼합된 장르. 일단 소설의 형식은 새롭다. 각 장은 죽은 자와 살인자를 포함한 다양한 등장 인물 뿐 아니라 그림 속의 개, 나무 등이 등장하여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된다. 다양한 시점의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펼쳐지며 스토리가 전개되어 나간다. 이러한 형식은 천일야화를 연상시키면서 이 소설을 선택하게 한 애초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이슬람 소설의 분위기나 맛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르한 파묵의 소설이 기대를 만족시켜 준 것은 여기까지다.  

무엇보다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한심하고 얄팍해서 그들의 관점을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특히 근대인의 시각으로 볼 때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짜증이 날 정도이다. 주인공들이 이 정도이니 주변 인물들도 더 나을 리 없다. 

소설의 형식은 새롭지만 내용은 진부하다. 중세 이슬람 문화에 속한 인물들, 그림 속의 개나 나무 등에 의해 전개되는 이야기라면 그에 걸맞도록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하고 고유한 이야기가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미스터리 스릴러나 로맨스라는 장르 소설의 기준으로 볼 때도 불만족스럽다. 물론 이 소설을 이러한 장르 기준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되고 할 수도 없겠지만 그 외피를 입고 있는 이상 불가피하기도 하다. 미스터리 소설로서 후즈던잇의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긴장감이 떨어진다. 범인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은 채 각 등장 인물에 의해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은 이 장르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었겠지만 담은 내용이 산만해서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로맨스 소설로는 더 기대이하이다. 로맨스 소설이 성공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은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이다. 속물적이고 한심한데다 얄팍한 주인공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에 누가 매료되겠는가? 

이 소설이 노벨문학상을 탄 것은 정치적 배려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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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교육입문
신나민 지음 / 서현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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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공학적 접근과는 다른 시각을 시도하는 원격교육개론서. 원격교육의 개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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