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죽지 않은 안네 프랑크"라고 소개되는 에디트 에바 에거 박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열여섯 되던 해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가 굶주림과 죽음의 두려움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그녀의 삶을 진솔하고 때로는 고통스럽게 보여준다. 에거는 부모를 죽인 나치 장교 멩겔레 앞에서 생존을 위해 춤을 추며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수용소에서의 끔찍한 경험과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어떻게 극복하고 마음의 감옥에서 탈출했는 지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아우슈비츠에서의 삶은 참혹했지만 수용소에서 해방된 뒤 오히려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라는 죄책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과거로부터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던, 회복하지 못한 마음에 대해 날 것 그대로 전하고 있어 감동이 더욱 크다.
마음의 지옥 속을 거닐고 있던 에거에게 그 지옥을 벗어날 수 있는 선택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다. 대학에 들어간 그곳에서 그녀의 과거를 알아본 청년이 있었다. “당신은 거기에 있었죠, 그렇지 않나요” 하면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건네준다. 때론 어떤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채 바꿔놓기도 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통해서 그녀 자신과 마주하며 깨닫게 된다. 깨달음을 통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치유하려는 노력을 한다.
박사 학위 과정을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그녀에게 저자가 근무하던 학교 교장선생님은 “무얼 하든 어차피 오십 살이 되니까요.”라며 독려한다. 이 또한 그녀의 선택이다. 박사 과정의 선택을 계기로 에거의 멈추지 않는 도전이 이어진다.
『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는 독특하게도 현재형 시제를 사용하고 있다.
과거의 일도 모두 현재형 어미로 끝냄으로써 그녀가 겪은 일을 개인의 일로만 국한시키지 않는다.
현재 시제는 사실 현재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간의 위치와 상관없는 보편적인 진리나 습관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사실 등을 표현할 때도 사용한다. 심지어 미래에 일어날 것이 분명한 일인 경우에도 현재 시제를 쓴다. 현재형 시제로 표현함으로써 에거의 고난이 그녀의 글을 읽는 독자의 고난으로 환치시킨다.
에거는 정신적으로 강인한 성품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아우슈비츠로 향하는 어둠 속 기차 안에서 그녀의 엄마가 한 말을 잊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