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길거리를 다니다가 포켓몬 잡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봐왔던 터러, 증강현실은 한동안 포켓몬 잡는 유행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 증강 현실은 "현실에 가상의 물체, 실제 물체 또는 픽션의 세계관이나 이야기 등을 덧씌워서(46쪽)"보여준다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고안하는 사고력과 언어로 소통하는 능력을 통해 영향력 있는 생존에 유리한 종으로 살아남았다. '호모사피엔스'는 없던 것을 상상하고, 그것을 동료들에게 전파하는 데 집중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상상의 결과를 눈에 보이는 도구로 만들어 활용하는 인간인 '호모파베르'로 진화했다. 그다음 놀이하는 인간인 ‘호모루덴스’이다. 네덜란드의 하위징아가 현생 인류를 지칭하기 위해 만든 용어로 인간의 모든 활동과 상호작용에는 기본적으로 놀이, 즐거움이 전제되어 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놀이를 좋아했고 더 잘 놀기 위해 규칙을 만들었고, 그것은 집단 사회의 규범, 법, 문화를 형성한 밑바탕이 됐다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메타버스의 형성과정에도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 증강현실 세계, 라이프로깅 세계, 거울 세계, 가상 세계 중 가장 등장했고, 제일 빠른 메타버스가 가상 세계이다. 놀이를 좋아하는 인간인 호모 루덴스는 온라인 게임을 시작했고, 온라인 게임문화가 가상 세계를 포함한 메타버스로 확장해갔다.
이제 히브리 대학의 역사과 교수인 유발 하라리가 언급한 호모 데우스로 진화하고 있다. 신이 되려는 인간인 호모 데우스는 신처럼 영원한 행복과 영원한 삶을 추구한다. “메타버스에 인류 자신들이 생각한 세계관, 생명체, 자원, 환경 조건 등을 설정해 운영(32쪽)”하고 있다. 인간이 창조한 인공지능 캐릭터와 인간들이 어울려 사는 호모 데우스다운 놀이터를 메타버스에 만들어 놀고 있는 중이다. 증강현실을 통해 인간은 판타지를 충족하고 편의성을 느끼고 있다.
연출된 나를 보여주는 ‘라이프로깅’
인스타에 페북에 올린 사진들은 대부분 보여주고 싶은 것만 연출해서 올린다. 스마트폰에 달린 고성능 렌즈로 보여주고 싶은 않은 나는 쏙 빼고 이상적인 이미지를 추가해, 이를 테면 포장해서 즐기는 라이프로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인간은 좋은 일에 대한 인정이나 축하를 받고 싶어 하고, 나쁜 일을 당했을 때는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서 SNS에 글을 올린다. 기대했던 반응이 나타나면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타인의 반응을 통한 행복감의 순환과정에는 끝이 없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다.
저자는 “인간의 보상 기대 시스템의 근본 특성에 큰 변화가 없는 이상 소셜미디어 형태의 라이프로깅 메타버스는 계속 번성(101쪽)” 할 것으로 예측한다.
라이프로깅을 하는 사람이 칭찬과 위로에 목말라하는 유치한 인간이라는이 생각이 드는가?
1998년 스탠퍼드대의 설득기술연구소의 포그 박사의 실험을 보면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하는 것이 유치하고 소심한 사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의 보편적인 특성이다.
실험은 수행해야 할 과제를 부여해 과제수행자에게는 컴퓨터가 칭찬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었다. 실험 결과를 보면 컴퓨터가 보내주는 기계적 칭찬 메시지임을 분명 알고 있는데도 칭찬을 받을 때 과제 수행을 더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