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다섯 개 거리만큼 저학년 씨알문고 10
왕수펀 지음, 차이위닝 그림, 유은영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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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에 질문을 던지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다음 세대

친구와의 우정을 다룬 동화책 같지만, 공동체의 암묵적인 틀을 깨고 이겨내는 어린이의 성장 동화예요.


여우답지 않은 여우, 춤추는 이른여름이와

여우답고 싶은 여우, 하얀꼬리는 서로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요.


춤만 추던 이른여름은 어느날 지각을 하게 되고, 지각을 한 이른여름에게 하얀꼬리는 춤추지 못하게 하는 벌을 주자고 나서게 돼요.

이른여름은 그 말을 듣자마자 화를 참지 못하고 마을에 내려오는 전통이자 규칙을 깨는 무서운 말을 하게 돼죠.


"미워!" 라는 말을 하는 순간 모두가 얼어붙었어요. 그 말을 듣는 사람이 누구건, 마을 모든 사람은 그 사람을 함께 미워해야 하거든요.


따돌림의 가해자와 방관자가 생겨나는 이유

바로 이 지점에서 괴롭히는 사람과 괴롭힘 당하는 사람, 그 사이에 발생하는 방관자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동화에서는 우회적으로 '누군가가 미움받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동참해야 하는 규칙'이 있는데, 현실에서도 우리는 암묵적으로 그 상황을 동조할 수 밖에 없게 되죠.

미움의 힘은 너무 강해서 쉽게 그 분위기를 깨기 어렵답니다. 내가 나서는 순간, 그 미움의 화살이 자신에게 올 것 같아 겁이 나기 때문이예요.

그 모든 규칙과 틀을 깨고 나선 사람이 나타나요. 바로 모든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랑을 지닌 존재, 하얀꼬리의 엄마예요.

규칙을 어기게 되면 아들이 더 큰 미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직접 나서진 못하지만, 놔둘 수도 없던 엄마는 아무도 몰래 하얀꼬리가 다니는 길목에 간식을 둔답니다.

하지만 이것도 들통이 나서 사단이 벌어져요. 이른여름은 이 모든 상황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며 화를 내기 시작한답니다.

미움을 주기 시작한 본인이 가해자의 자리에서 벗어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피해자의 곁에 머물러서 색다른 우정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의미 없는 관습을 깨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가는 용기


이른여름은 하얀꼬리 곁에서 함께 미움 받는 방식을 선택하고 당당히 관습의 틀에 부딪혔어요. 이제 이후엔 어른들의 몫이예요. 마을회의가 열린 자리에서 과연 어떤 결과가 빚어질까요?
생각을 정리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독후활동

동화의 끝 부분에는 심리학적으로 행동을 정의해주고 있어요. 부모님이 읽어보고 아이와 조금 더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답니다. 함께 대화를 한 후에는 등장인물의 마음을 추론해보는 활동도 함께 해보면 좋아요.


어른에게 말대꾸 할 줄 아는,

생각하는 어린이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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