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 사랑으로 아파하거나 부부관계로 갈등하는 이들을 위한 관계심리 수업
조명준 지음 / 태인문화사(기독태인문화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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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술자리에서 내가 선배형한테 물었다.

"그래서, 형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떤 가치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

"행복하게 사는 거"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서 살아간다. 그런데 그것은 어떤 가치가 아니라 삶의 전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추구해야 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데?



지금으로부터 1년 반전에 이혼을 하게 되었다. 정말이지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되려니 모든 것이 폭풍우처럼 몰아쳤다. 삶에 있어서 가장 큰 시련이었다. 그때 아이들의 나이가 두 살 네 살이었다.

당시 자발적 실업상태였던 나는 본능적으로 뭐든 일을 해야 된다고 느꼈다. 막내 외삼촌의 소개로 조경업체 사장님을 소개받고 일을 시작했다. 새벽에 나가서 일을 하고 일당을 받는 일이었다. 그렇게 한 달여를 일하고 받은 한 달 치 일당을 가지고 아이들을 만나러 갔다. 오산에 있는 5층의 키즈카페에서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잠깐 동안 아이들을 보고 양육비를 건네주었다. 한여름,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는 시외버스 안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으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2015년 여름을 나는 그렇게 보냈다. 나무를 심고 정원을 가꾸고 골프장에도 파견되어 일을 하고. 그러다가 가을 무렵 다시 원래 하던 분야의 일을 하게 되었다. 정장을 입고 강남에 있는 사무실로 9시까지만 출근하면 되는. 난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책을 읽기 시작했고, 세상을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우선 내가 하는 업무를 통해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 친절한 눈빛 하나 마음 하나를 나눠주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주말에는 조경업체 사장님이 불러서 주말 아르바이트도 하러 갔다. 불과 몇 달 전이었지만 당시 일하던 분들을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지난 1년 반 동안, 거의 빠짐없이 한 달에 두 번을 아이들을 데려와서 주말 동안 2박 3일 정도를 같이 지내고 다시 데려다주고 있다. 양육비도 한 번도 밀린 적은 없다. 아이들이 다행히 밝게 자라고 있다. 오히려 나와 아이들의 사이는 더욱 돈독해져가고 있다.

내가 살아온 지난 40여 년을 돌이켜보면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내게 주어진 시간을 부지런히 보내려 노력하면 최소한 인생이 허무해지지는 않는 것을 깨달았다.

내 모든 것을 다해 사랑하고 정직하면 인생이 행복으로 충만하게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조명준님의 저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를 읽고,

내가 깨달은 행복을 위한 최고의 두 가치 중에 하나인 사랑에 대한 구체적이면서 꼭 필요한 내가 몰랐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지난 시간 내가 느끼고 깨닫고 배웠던 것들에 정점을 찍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이제

내가 정말 사랑하면서도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그래서 날 떠나가게 했던 사람에게 다시 다가갈 수 있는 준비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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