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미친 단 하나의 문제, 골드바흐의 추측 (양장) - 최고의 수학 난제가 남긴 최고의 수학소설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지음, 정회성 옮김 / 풀빛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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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주인공인 페트로스 삼촌의 대사로 서평을 시작해볼까 한다.

"세상에는 숨길 수 없는 게 세 가지가 있는데, 그게 바로 기침, 돈, 사랑이라고 그리고 하나가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수학적 재능이다."

어찌 보면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존재하는 것 같다. "무엇이든 한 가지 일에 미쳐서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으로 말이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뇌를 강타하는 충격이 느껴진다. 존재하는 대부분의 모든 인간은 주어진 삶의 기간 중 일정 시간을 일하면서 보내게 되는데, 그럭저럭 일하면서 그냥저냥 돈 벌고 "살아가는 것"보다 이왕이면 "푹 빠져서 열정을 다해 신나고 재미있게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을 조금 더 심화시켜보기로 한다. 만약, 현재하고 있는 일을 통해 돈을 벌며 살아가고는 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어느 한계 이상의 수준으로는 재미를 못 느낀다면 어떨까? 현실적으로는 우선 생계를 위한 업무에 충실하고 노력해 나아가되, 내가 정말 좋아하고 미칠 수 있을, 열정을 다해 할 수 있는 일을 병행하여 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생업만으로도 훌륭한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지치고 힘든 몸을 이끌고도 잠시의 시간을 내어 내 삶을 더 의미 있고 가치있게 만들어주는, 오롯이 나만을 위한 행복의 시간을 가지는 일은 우리의 인생을 빛나게 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이 소설은 풀리지 않은 수학의 가설에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모두 쏟아부은 삶을 산 수학자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2보다 큰 짝수는 두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골드 바흐의 추측>은 <1과 그 수 자신으로만 나누어떨어지는 소수들이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리만 가설>과 함께 수학 분야에서 풀리지 않은 유명한 추측 또는 가설 중의 한 가지이다. 수학이 매력적인 이유는 정확한 답이 존재하며 그것이 증명된다는 점일 것이다. 골드 바흐의 추측도 10이나 20같이 몇 개의 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답을 맞출 수 있지만, 7,727,380 같은 수를 일정한 공식이나 증명식 없이 더해서 만들어지는 두 소수를 생각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이런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해결해낸다는 것은, 나처럼 수학적 재능을 발견(?) 하지 못한 채 사는 사람에게도 흥미진진한데 수학에 빠져 사는 페트로스 같은 수학자에겐 얼마나 큰 기쁨이자 기회이자 애증이었을지 공감이 된다.

모든 사람에게 수학의 어려운 가설을 증명하는 것이 도전의 영역이 될 수는 없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인생 전반에 걸쳐 빠져들고 열정을 바칠만한 재미있는 것이 한가지 정도는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인식하고 행동하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삶이 부여하는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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