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하늘지기 > 이런 책은 제발 권하지 말아요, 부장님
팀장 리더십 - 현장형 리더가 알아야 할 리더십의 모든 것 팀장 시리즈 3
밥 애덤스 지음, 임태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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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장님, 이 책 두권을 사서 직원들에게 돌리기 시작했다.

읽고 보고서를 쓰라는 말은 안했지만,  명령받은 책읽기가 주는 압박은  초딩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걸 어쩔 수 없었다. 어쩌나 1순위가 되어 버려 뒤에 남은 직원들을 위해 열심히 읽어야만 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러한 리더쉽이나 자기계발을 위한 책들은 적당한 거부감을 자아낸다. 내 스스로가 찾아 읽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대개는 내 인생이 후줄근하다고 느끼는, 그야말로 바이오리듬이 저점을 치닫고 있을 때다.

부장님이 예상한 시나리오는 분명하다. 이 책을 잘 읽고, 그 내용을 체화하여, 그야말로 성과로 보여주는 직원이 되어주는 것. 하지만 배우들이 항상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알아주거나, 그대로 따라주는 것은 아닌 법.우선은 책을 읽는 속독에서부터 부장님의 예상은 쉽게 빗나갔다.

급하게 읽어야하는 나도 일주일이나 걸렸고, 내 뒤에 바톤을 이어받은 직원은 3일만에 포기하고 다른 직원에게 넘기고 말았다. 다시 넘겨받은 직원 역시 자기 자리에 두면 ››을지도 모르니 다른 분부터 읽으시라며 고사했다. 그래서 책은 지금 허공을 떠돌며 방랑의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이 책이 가진 오점은

이 책에 나오는 지침들이 틀린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뭐 새로울 것도 없다는 것이다.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그러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러한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데는 현대인들의 초라한 일상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경쟁의 논리와 효율성의 논리, 그리고 대화의 방법, 최고가 되는 방법들은 한결같다. 그러한 논리와 방법들에 치이고, 미래에 대해 불안한 사람들이 많을수록 이러한 책들은 자위의 도구로  읽혀진다. 일등은 일등대로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등은 이등대로 일등이 되기위해, 삼류는 삼류대로 또다시 다짐하고, 변화의 파도속에 휩쓸리지 않기위해 아등바등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책들이 전혀 무의미한 것도 아니다. 생각으로만 짐작하고 있던 사실을 체계적으로 알려주기도하고,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기도 하며, 기운없는 사람들에게도 할 수 있다는 체면을 걸어주고, 일말의 의욕을 복돋아 주기도 한다.

다만, 이런 책들을 위에서 아래로 읽힌다는 발상은 문제가 좀 있는 것 같다.^^  이런 책은 안그래도 경쟁이 지긋지긋한 사람들에게 더 뛰라고 재촉하는 채찍이 될 수 있기때문에 자발적인 선택이 아니라면, 좀 그렇다. 그러니까 일부러 이런 책을 남에게 선물하는 것도 피하는 게 좋겠다고 느낀 것도 이 책 읽기의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부장님, 다음 번에는 여행에 관한 책이나, 잘 노는 법에 관한 책, 뭐 만화책도 좋고, 암튼 좀 신나는 책으로 함께 읽기를 하시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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