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산책 - 도시 인문 여행, 20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류영하 지음 / 산지니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주윤발이나 장국영 같은 홍콩영화 배우들과 홍콩 영화들의 전성기 시절인 80~90년대 홍콩은 저의 로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보는 멋진 배우들의 모습이 홍콩이라는 도시를 오버랩 시켜서 그런지 그때의 홍콩은 한마디로 천국같은 동경의 대상이었죠. 그래서 언젠가는 홍콩에 가서 내가 좋아했던 영화 속에 나오는 장소들을 찾아보고 그곳의 공간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소망처럼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 드디어 몇 일 있으면 그 시절의 소망을 이루게 되지만 제가 알고 있는 홍콩의 지식은 그때랑 비교해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좀 당황스럽더라구요. 그래서 홍콩 여행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찾던 중에 이 책을 골랐습니다. 기존의 유명한 관광지와 맞집 위주의 여행서와는 다른 홍콩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숨어있는 인문 여행서로서 뭐랄까 품격이 있다고나 할까요. 홍콩에 대한 여행서이면서도 홍콩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알 수 있게 홍콩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20개의 키워드로 설명한 홍콩 도시 인문여행서입니다. 홍콩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홍콩이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면의 모습들과 이야기들에 대해 알고 싶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단편적인 지식에만 머물렀던 홍콩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문화적 뿌리는 중국에 두고 있지만 150년 이상 자본주의 국가인 영국의 식민지이자 중국 사회주의로부터의 피란지였기에 홍콩주민의 대분분은 경제적인 자유를 누림과 동시에 중국공산당과는 원한관계에 있고 이러한 점이 중국에 반환된 지금도 홍콩인들로 하여금 중국인이되 중국인이 아닌 이중적인 정체성으로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 오랜 세월 홍콩을 식민통치한 영국은 식민지 통치의 용이함을 위해 홍콩에게 민주는 주지 않고, 자유만 주었고 그로 인해 중국에 반환된 지금 중국은 홍콩에게 애국심을 요구하고 있지만 홍콩인은 오랫동안 누려온 그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껴서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오랜 세월 습관화된 자유분방한 개인주의로 변혁을 이끌어낼 시민역량이 부족하다는 것과 그래서 한번 시위 했다 하면 엄청난 성과를 내는 우리나라 국민의 단결력과 시위문화를 존경하고 부러워한다는 것, 공원이라는 공간이 좁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홍콩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움직이는 골동품인 홍콩의 전차는 전 세계적으로 현존하는 유일한 이층전차라는 점,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 단체 관광객(요우커)의 싹슬이 쇼핑으로 인한 역차별 문제등 중국인과의 갈등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것,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는 빌딩들의 밀집과 초고층화는 정부와 재벌의 합작품이라는 점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다양한 키워드로 쉽고 재미있게 책속에 녹아 있습니다. 더구나 나온지 얼마 안된 신간인데다 들고 다니기 좋은 포켓사이즈라서 홍콩 여행서로는 안성맟춤인 것 같아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죠. 이 책을 통해 홍콩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운 만큼 도시 홍콩의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들을 실제 여행을 하면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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