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 - 탐식이 괴로운 이들을 위한 음식 철학
안광복 지음 / 북트리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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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

프랑스 법률가이자 미식자 장 브리야사바랭의 유명한 말이다. -19p

혀가 좋아할 만한 음식보다, 두뇌가 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이해하는 먹거리를 고르는 자세가 필요한 시대다.

자신이 먹는 음식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건강한 식재료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끊임없이 살펴야 한다. -37p

먹는법을 아는 것은 사는법을 아는 것이다.

프랑스의 요리사 오귀스트 에스코피에의 말이다. 식사는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181p

만약 내 몸이 나와 분리된 사람이었다면 지난 15년동안 내가 준 고통에 대해 사고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거식증 환자의 후회다) 내 몸을 나와 분리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라. -181p

인도의 정치인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는 이렇게 말했다.

'약을 먹듯 음식을 드십시오,(중략) 몸에 필요한 만큼만 먹으면 됩니다.

더 맛있게 하거나 재료의 밋밋함을 없애려고 소금을 치는 일도 옳지 못합니다. -183p

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안광복/북트리거 37p 181p 183p




이 책은 다양한 정치, 문학, 윤리, 예술 분야의 인물들이 삶에서 주로 먹었던 음식을 알려주고 그 안에 담겨있는 인생을 보여주고 그들의 삶과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이야기 해 준다.

그의 음식철학이 옳고 그름은 판단할 수 없지만 그들의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도 하니 신기했다.

저자는 프랑스식 식사법처럼 소화의 과정을 즐기며 담소와 더불어 함께하는 식사를 권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 사회는 그리 긴 식사를 허용하지 않으니 안타깝다. 혼밥과 단짠 음식이 난무한 사회에서 우리식탁철학을 생각해 보게 한다.

혼밥은 빠르고 쉬운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기에 딱 좋다.

저자는 혼자 먹을 때도 자신을 대접한다는 느낌으로 격식을 갖춰 먹어야한다고 한다.

누군가와 식사를 한다면 더 좋고 서로에게 편안한 대화를 제공해 준다면 더 좋은 식사가 될 것이가.

우린 밥상머리 예절을 배우고, 밥한끼 먹자를 통해 관계를 가꾸며, 제사 또는 성찬식에서 문화를 형성하고 있기에

한끼 식사가 나의 미래를 바꾸는 소중한 의식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인생에서 음식(이라는 철학)은 삶의 전부이다.

누구나 늘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하지만 나는 먹고 사는 고민은 삶의 철학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먹는 법을 아는 것은 사는 법을 아는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지금 알약 하나로 하루 24시간을 살 수 있길 바란 날도 있다.

내 몸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기보다

밥상을 차리고 치우는 일이 귀찮아서 대충 인스턴트로 마감하는 때도 많았다.

삼시 3끼를 열심히 먹는 사람을 보며

눈만 뜨면 뭐 먹을까 생각만 하냐?고 타박하기도 했다.

이책을 접하는 순간

삶의 철학을 말하고 있구나.

먹는 본능에 충실한 사람에게 '참 생각 없구나'가 '삶의 철학이 있구나'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난 뭐 먹을까보다 일을 먼저 마치고 먹어야지였다.

내 몸이 나와 분리된 사람이었다.

그래서 끼니를 넘기고 몸이 아픈 적도 많다.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철학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약을 먹듯 몸에 필요한 만큼

내 몸에게 필요한 음식을 정성스럽게 대접해 줘야겠다.

오늘도 주방 앞에 서서 냉장고 문을 열고

건강 철학이 담긴 소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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