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인문학 - 산책길에서 만난 역사, 2022 올해의 청소년교양도서 길 위의 인문학 1
김정남 지음 / 스마트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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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화성 버스를 타고 있으면 화성 성곽길을 둘러둘러 가니 버스정류장 이름이 마냥 재밌다.

수원을 처음 가는 사람들에게는 어디가 어디인지 많이 생소한 정류장이겠지만 수원화성 성곽의 지도를 한번쯤 보고 간다면 화성을 한번 둘러본 것처럼 수원화성의 동서남북이 쉽게 가늠될 수 있을 듯 하다.

수원화성은 조선시대 정조의 실학중심으로 정약용이 심혈을 기울여 빚여낸 아름다운 성곽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성곽이라는 건축물속에 밋밋하고 단순한 것을 넘어서 아름다운 예술과 과학이 함께 공존하는 우리 선인들의 성곽작품이라고 칭송하고 싶다.

창룡문(동문)을 지나 동장대(훈련소)를 마주하면 활쏘는 연습장(무예를 익히는 연무대라고도 함)을 만난다.

왠지 전쟁을 준비하는 활쏘는 훈련소인만큼 위엄이 있어서 다소 꺼려질 수 있는 장소일 것 같다. 하지만 넓은 마당을 거느린 높은 석대위에 20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영롱담(꽃문양을 연출한 담장:예술적 기교가 보임)을 뒤로하는 장소라하니 우리 선인의 예술적 기교가 함께 하는 감각이 돋보이는 장소인 것 같다.

그 옆에 정조와 신하들이 활쏘던 곳도 옆에 있는데 이곳은 현재 국궁체험장으로 운영하고 있다니 아이 손잡고 방문하고 꼭 국궁체험을 해 보고 싶다.

방화수류정은 나비와 벌이 '꽃을 찾고, 버들을 좇는 정자'라는 말이다.

현판의 글씨도 버드나무 가지처럼 흘러내린다.

수원팔경 중 으뜸이며 우리나라 근세 건축의 백미다.


79p 길위의 인문학/김정남지음/스마트북스

방화수류정은 군사시설로서는 동북각루인데, 그냥 밋밋하게 설계할 법도 한데 근세 건축의 백미가 될 만큼 정조가 화성 행차 때 자주 머무르고 싶게 정약용이 건축하였다 한다.

건축물한 곳에 십자가 모양을 숨겨 놓은 듯 만든 천장은 그의 천주 신앙이 깊음을 은근히 알게 한다. 군사지역임에도 자연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이 돋보이고 십자가 형상으로 정약용의 두터운 신앙을 보여주니 진실은 어디서든 빛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한문학에 밝은 만해 한용운은 사랑하는 대상만이 님이 아니라 나를 키워준 모든것이 님이 될수 있다고 한다. 이에 한용운의 님은 조국을 의미할 수 있다한다. 죽음이 앞에 있어도 나라를 되찾기 위해 옳은 일을 하는 이들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음을 한번 더 깨닫고 감사를 드린다.

스님이 되어 아낌없이 백성을 위하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힘쓴 만해 한용운님과 독립운동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늘날의 우리 국가의 존속이 이분들의 숭고한 희생임을 깨닫고 나라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새삼 깨닫게 된다.

백담로는 만해 한용운 스님이 나라 되찾기 위해 헌신한 장소로 길이길이 남아, 우리 후세 아이들이 그분들의 덕분에 우리가 존재한다라는 것을 마음속 깊이깊이 간직할 수 있길 희망해 본다.

다산은 차에 매료된 정약용의 호다. 차문화에 흠뻑 젖은 정약용이라니.. 그런데 정작 다산 정약용 생가를 둘러보면 차밭이 보이질 않아 다소 아쉽긴 하다. 현대에는 카페가 줄지어 있지만.. 진정 차밭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다산생태공원은 자주 가는 곳으로 7월이 되면 연꽃이 새초롬이 올라와 정말 아름답다.

정약용이 함께 한 곳은 어디든 자연의 아름다운 정취가 있어 마냥 행복한 장소인 것 같다.

하지만 천주교 탄압으로 순교한 가족들을 보며 진정한 성가정이었음을 엿볼 수 있고 그들의 순교로 천주교의 뿌리가 있게 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무엇이든 누군가의 희생으로 얻어낼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 가족의 행복 또한 가족 구성원 모두의 작은 희생이 모여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임을 깨닫게 되고 고맙다.

책을 통해 화회마을이 물돌이마을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대학시절 안동찜닭을 먹겠다고 찾아간 곳이다. 찜닭만 먹고 오기엔 먼 여정이어서 600년 넘는 고목을 보고 가자며 화회마을을 찾은 기억이 난다. 마을에 들어서니 삿갓쓰신 분들과 기와집들이 문화재를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이 있었다.

류성룡의 종택과 병산서원은 살아있는 유교문화를 바로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600년된 고목나무와 소나무숲길도 병풍처럼 즐비한 것이 정말 멋스러웠는데 그것이 풍수지리적인는 방풍림이었다는 것이 새롭게 다가오는 대목이었다.

팔만대장경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자연과학적 원리가 남아있다.

해인사의 장경판전은 적정한 온도와 습도유지. 직사광선 차단, 원활한 통풍과 환기 등으로 팔만대장경을 잘 보관할 수 있는 비밀장소이다.

장경판전에서 수다라장과 법보전, 동서 작은 판고의 기둥수를 모두 합하면 108개라는 말에 108번뇌가 생각났다.

지금 나는 육아를 통해 108번뇌를 경험하고 있는 중인듯하다. 늘 육아는 도를 닦는 수행같다.

역사적인 장소에서 역사적 사실을 다시금 음미하니 그곳에 자주 들러서 선인들의 지혜로움을 깨닫고 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나의 작은 한국인의 존재가 선조들의 지혜로운 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 자랑스럽다.

역사의 현장에 다시한번 가서 그분들의 열심함이 헛되지 않았고 우리가 큰 수혜를 보고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잘 지켜나가리라는 마음을 갖게 하는 책이다.

책의 사진이 흑백이라 아쉽다는 첫 생각을 꼭 한번 찾아가 그 아름다운 절경을 봐야겠다는 설레임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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