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창비청소년문학 122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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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p31
학교가 아무리 시간이 멈춘 곳이라 해도, 내 방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둔 그 공간만큼은 아닐 것이다. 그곳은 십이 년 전 형이 사라진 순간에 멈춰 있다. ...시간마저 봉인해 버린 그 공간이 엄마 아빠에게는 또 다른 가상세계인지도 몰랐다. 내게는 보이지 않지만, 적어도 두 사람에게는 형이 또렷이 느껴질 테니까.

p155
형을 모르는 건, 어쩌면 그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12년 전에 죽은 아들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고
누군가에게는 또 수더분하게 공부만하고 조용한 친구로
.
.
.

나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이희영 작가의 <페인트>,<나나>를 10번은 넘게 읽었었다. 스토리의 장치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던지라 이번 작품도 기대....
고교 시절 첫사랑 이야기인가 했다.

‘처음 고등학교 교복을 입던 날 엄마는 눈물을 보였다. 차라리 엉엉 소리 내어 울면 좋을 것을, 애써 괜찮은 척 엷게 웃었다.....’

첫 줄에서 느꼈다.
비극이구나...

누구나 쓰고 사는 가면.
어쩌다 발견한 형의 흔적을 찾아가는 동생
형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학교에서의 가면,집에서의 가면, 아끼는 친구 앞에서의 가면....

가면이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나도 수십 개의 가면을 쓰고 살고 읽는 이 모두 그럴 것이라 추측.

+
죽은 형의 흔적을 담담하게 따라가다 만난 부모님
형의 담임 선생님
형의 친구, 그리고 형이 죽은 날 찾아갔던 그 사람
그들이 기억하는 형을 맞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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