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왕국 - 상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장세연 옮김 / 손안의책 / 201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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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기대 이상, 간만에 만난 경외의 작품

  책을 덮었을 때 내 머릿속을 채운 말들이다. 몽실북스 카페에서 서평단으로 뽑혀서 읽게 된 책인데

신간은 아니지만 자비들여 서평단을 모집하는 몽실북스의 특성상 주인장 마음 닿는대로 선택된 책, 에바 대장님의 안목을 알기에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진짜 괜찮은 책이다. 아이 입원했을 때 읽었는데 너무 좋아서 바로 옆 병상에 선물로 안겨줬다. 그 분의 반응 역시 good

  책은 조금 더 전에 받았지만 아이 입원했을 때 읽을 책으로 아껴두고 고이모셔놓았던 책, <손안의 책>이란 출판사가 추리소설 장르에 중심을 둔 곳이라 당근 추리 소설일 거라 생각했고 증권맨이던 노숙자가 노숙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무언가 사건을 만들어 내거나 혹은 우연히 사건에 휘말리게된 그가 사건을 파헤지는 것이 아닐까 안일하게 생각했는데...아니면 박신양이 나왔던 쩐의 전쟁과 같은 기업소설처럼 전개될거란 나의 예상은 전혀 맞지 않았다. 우선 추리물이 아니다. 하지만 증권맨에 의한 사건은 일어난다.사건이라고 하기는 모호하지만 일을 내기는 한다. 전혀 다른 방향으로

  야마자키 료이치는 나름 괜찮은 증권가에서 펀드 매니저로 인한 증권맨이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그러나 해직되고 아내가 떠나고 술에 빠져 있는 동안 재산을 탕진하고 길거리로 내몰려 노숙자가 된다. 먹을 것도 잠 곳도 구하지 못해 떠돌다가 만나게 된 길거리 점술가 류사이와 명확한 초점이 없어 바라보는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멈추게 하는 미남자 나카무라를 보며 그가 구상한 자신의 사업은 종교였다.

  

  그가 노숙자를 벗어나기 위한 타계책으로 종교를 선택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 어머니 때문인지도 모른다. 폭력적인 아버지에 대한 불안을 종교를 통해 벗어나려 했던 어머니, 그저 믿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모으고 늙은 교주에게 몸까지 바치는 어머니를 혐오했던 자신이 그 어떤 교의도 없이 만들어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마음껏 비웃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삶이 어려울수록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것인 사람의 마음, 20년 가가이 지속되언 일본의 경제 불황은 호황기를 거쳐본 어른들의 푸념과 무언가 시도해보기도 전에 그 꿈을 껵어야했던 청년들의 허무함,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받고 싶은 본능...종교라는 것이 그런 절망에 도달했을 때 잡고 싶은 지푸라기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던 거다.

  이른바 대지의 모임 누구나 한 번쯤 돌아볼만큼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나카무라를 교주로, 쿨링 상담기법을 응용해서 사람들을 빈틈을 파고들어 때려맞치는 류사이를 대리 사범으로 자신은 이 종교단체의 사무장으로 ...경마를 해서 필요한 기반 사업비를 마련하여 일종의 아카데미와 합쳐진 종교단체를 만든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가져야할 동량의 축복이 있고 그렇다면 아직 세상은 자신에게 갚아야할 빚이 있는 것이라면서 자신의 사업이 승산이 있다 여기고 시작한 종교 대지의 모임은 철저하게 계획된 시나리오가 빛을 발해 1000명이 넘는 신도가 들어오고 금전적으로도 윤택해진다.

  그러나 처음부터 대지의 모임을 바라보던 관점이 달랐던 세 사람은 경제적 문제 등으로 대립하게 되는데...

  대립각을 이루는 세 명의 캐릭터가 확 들어온다.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정도로 눈에 보일만큼 선명한 인물들이 정말 매력있다. 인물들의 성격형성의 개연성도 훌륭하고 그 모든 것들이 이 소설의 결말을 만드는데 하나 하나 가지가 얽혀있다. 주인공 세 명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청년회원 1호인 이이무라 타쿠토의 벼화도 눈에 들어온다.

  인물, 사건, 전개가 이렇게 전부 마음에 드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정말 괜찮은 책을 만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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