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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존감, 안녕한가요
스테파니 래프 지음, 윤경미 옮김 / 콜라보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낮은 자존감만큼 삶을 힘들게 하고 사랑과 멀어지게 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낮은 자존감은 타인과의 관계는 물론, 자기 자신과의 관계의 어려움으로 두려움-포기-후회의 패턴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고, 이는 자신의 가치를 계속해서 낮추는 결과를 낳게 된다.
어떻게 하면 “나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을까? «나의 자존감, 안녕한가요»의 저자 스테파니 래프는 냉철한 조언이나 따끔한 충고, 따뜻한 위로의 글이 아닌 동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그 방법을 제시한다.
지나치게 의식하는 타인의 시선, 그 결과 그들에 의해 결정되는 내 행복의 기준, 끝없는 자기비하, 강점은 보이지 않고 결점만 두드러져 보이는 잔인한 시각,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차 희망을 품을 공간이 없는 머릿속, 실패가 두려워 도전조차 하지 않는 끔찍한 선택…. 보기만 해도 우울한 이 문장들에서 탈출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자존감의 안부를 묻는 것이다.
파티에 가는 길에 용을 만나게 된 공주는 용감한 행동으로 자신과 수행원들의 목숨을 구하지만, 공주의 차림은 엉망이 된다. 사정을 이야기해도 연회장에 들어갈 수조차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공주는 요정의 도움으로 용을 만나기 전과 똑같은 차림으로 돌아간다. 그제야 공주는 연회장에 입장하게 되고, 만찬을 즐길 수 있게 된 공주는 준비된 음식을 그녀의 입이 아닌 그녀의 드레스에 가져가 문지른다.
우리가 누군가를 판단하는 기준점은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 진정한 가치를 두어야 할까? 누군가의 내면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쉽게 볼 수 없기에, 그저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하는 게 훨씬 간편하기에, 그저 외적인 모습에 끌리기에…. 우리는 수많은 이유로 겉모습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결코 그런 노력이 무의미하고 무가치하다는 것이 아니다. 내면만큼이나 외면 역시 중요하다. 훌륭한 자기관리를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외면에만,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찬사와 비난을 보내며 자신의 가치를 오로지 그곳에서 결정한다는 사실 역시 부정하기 힘들다.
성형수술 열풍이 몰고 온 신조어들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끔찍하다는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이유로 SNS의 팔로워 숫자가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규정한다는 생각, 생일날 엄청난 SNS 축하 메시지를 받지만―심지어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축하를 받는다―함께 얼굴을 맞대고 케이크를 나눠 먹을 친구는 없는 현상, SNS을 통해 그들의 화려한 세상을 보며 느끼는 자괴감 등은 그저 웃어넘기기엔 너무 먼 곳까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 그저 화려함에 이끌려서 보지 못했던, 혹은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들을 고개를 돌려서 봐야만 한다. 왜 모두가 공주의 용감한 행동은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까? 공주의 용감한 행동이 그녀 자신과 수행원들의 목숨을 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은 무시한 채 연회장에 입장이 불가하다는 결과만을 내놓는 그들은 그녀 자체를 본 것일까, 그녀의 드레스를 본 것일까? 요정의 도움을 받은 공주가 너무나도 당연히 연회장에 입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모두는 그 이유를 분명히 안다.
어쩌면 우리는 요정의 도움을 받아 연회장에 입장했더라도 공주처럼 대담하게 드레스에게 음식을 줄 용기조차 없을 것이다. 우리들 역시 스스로를 그들과 같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을 테니까. 우리가 닮아야 할 시각은 문지기나 왕이 아니라 공주의 시각이다.
이외에도 바나나 코를 가진 왕자, 얼굴이 변하는 공주, 신데렐라를 꿈꾼 여인 등 14가지의 이야기를 통해 스테파니 래프는 무엇이 우리의 인생에서 진정한 의미를 지니는지, 우리의 자존감의 수준이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어야만 하는지를 말해준다. 짧고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 우리에게 필요한 답이 들어있다.
당신은 다만 당신이랑 이유만으로 사랑과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다
-앤드류 매튜스
인간은 운명의 포로가 아니라 단지 자기 마음의 포로일 뿐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바뀐 것은 없다. 단지 내가 달라졌을 뿐이다
내가 달라짐으로써 모든 것이 달라진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너 자신이 돼라
다른 사람은 이미 있으니까
-오스카 와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