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과거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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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여성`작가의 반가운 소설이었다.

예상대로 몰입도가 대단해서 며칠에 걸쳐 아껴 읽으려 했으나 비교적 단시간에 읽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을 지칭하는 명사 앞에 `여성`이나 `여류`등을 붙이면 무식한 꼰대 취급을 받게 되는 모양이지만 작가와 비슷한 연배인 나는 굳이~그렇게까지 하는 마음이 들곤 한다.

역시 어쩔 수 없는 기성세대여서인지 몰라도 나는 성별에 따른 고유한 영역과 매력을 외면하기 싫다.

잠깐 옆길로 샜지만, 그래서 나는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매력이 넘치는 은희경 작가의 글들을 좋아한다.

 

1977년이라는 시점은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여서 읽는 내내,

어쩌면 내가 머물렀을지도 모르는 어떤 시공간, 그 시절 속의 나나 주변의 친구들 모습까지 떠올랐고, 말그대로 추억이 새록새록해서 공공장소에서 잠깐 읽는 중에 피식피식 웃음이 나와 참느라 애를 쓰기도... 어느 인터뷰에서 작가가 밝히신대로 작중인물 누구 하나가 아닌 여러명에게 그떄 그 시절의 내 모습을 대입할 수 있는 거였다. 이미 손주를 본 할머니가 돼버린 친구도 있는 마당이지만 꼭 그 친구들이 한번쯤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돋보기를 장착하고...

 

책 속의 책 <지금은 없는 공주들을 위하여>에서

젊고 희로애락이 선명하고 새로 시작하는 일도 가능했던 시절이란 내용이 나오는데

이만큼 세월을 살아내고 보니, 이젠 그 시절이 무조건 그립다거나 이렇게 나이든 게 무조건 서럽지만도 않다. 젊었던 혹은 어렸던 그 시절이 빛나 보이는 건 당연하지만 그 시절과 이어지는 또 다른 시절을 지나서 지금에 이른 것이니까...

 

젊은 독자들은 괴리감이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어머니 세대와 함께 읽어봐도 의미있을 듯 싶은,

개인적으론 오랜만에 푹 빠져 읽은 시간을 선물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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