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는 수요일
곽윤숙 지음, 릴리아 그림 / 샘터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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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그림책추천

“헉, 깜빡 졸았다!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엄마의 잔소리다.
별별 일이 다 일어나는 세상에서
별일 없이 무사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엄마는 말했다.”

잠시 졸다 버스 정류장을 놓친 아이. 불안한 마음도 들지만, 아이는 천천히 또박또박 물으며 어른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이미 세 정거장이나 지났다는 말에 또 당황스럽지만, 속으로 천천히 괜찮아, 괜찮아 주문을 외우며 마음을 차분히 진정시키려 해요.

하지만 오늘은 괜찮지 않은 것 같아요. 혼자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닌지 일주일 만에 처음 닥친 위기 상황이에요! 눈물이 날까 꾹 참고 있는 순간, 아저씨가 말을 건네며 기사님에게 대신 도움을 청해 줍니다.

10살 아이에게 버스를 타고 하교하는 길은 쉽지만은 않아요. 아이 혼자 내놓기 불안해하는 요즘 세상, 혼자 돌아다니게 놔두면 심지어 아동 학대로 몰릴 수도 있는 그런 세상이죠. 하지만 이야기 속 아이는 겁나고 불안해는 할지언정, 얼마나 똘똘하고 야무진지 모릅니다. 엄마가 잔소리로 새겨준 세상 사는 법을 되새기며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내요.

왜 엄마가 무탈하기만 하면 된다고 했을까, 조금 의아했는데, 책의 마지막에 그 이유가 밝혀져요. 10살 아이가 혼자 버스를 타고 하교하고, 정류장을 지나쳐도 다시 갈길을 찾아가는 것도 기특한데, 더 기특한 이유가 있답니다.

아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 안의 많은 승객들이 도움의 손길을 건네요.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죠. 아이를 걱정하고 도움을 주고 다독여주는 어른들의 모습에 배려와 연대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특히 마지막 아이의 반전에, 그 의미는 더 깊어져요.

섬세한 글이 따뜻한 그림체가 만난 감수성 넘치는 그림책, 마치 주인공 아이의 일기장처럼 느껴져요. 아이들이 살아갈 공동체의 모습이 이처럼 따뜻하기를 빌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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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는수요일 #곽윤숙 #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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