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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와 호기심 도둑 ㅣ 스토리잉크
빌리 패트리지 지음, 황소연 옮김 / 웅진주니어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날씨가 어떻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너 자신을 잃지 마.”‘나다움’을 훔쳐 간 도둑을 찾아 763번 하고도 한번 더 떠나는 모험지브리 영화를 한 편 보는 듯 매력적인 그래픽 노블을 소개해드려요. 환상적인 세계를 그려낸 그림체, 자신만의 사연을 간직한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 소중한 가치를 전하는 감동까지 정말 멋진 책이랍니다!주인공 후포는 늘 책 속 세상에 파묻혀 모험을 꿈꿔요. <위대한 훔딩고의 모험>이라는 책을 763번이나 읽었지요. 후포는 좋아하는 모험 이야기를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해요. 하지만 늘 바쁘게 굴러가는 도시의 시민들은 상상의 세계나 호기심 같은 데는 관심이 없지요. 무시당하는 일들이 계속되자 후포는 ‘남들과 다른 내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그러던 어느 날 짙은 안개가 도시에 퍼지기 시작해요. 모두가 정신이 나간 듯 다른 사람처럼 변하고, 멀쩡한 후포는 어둠 님의 부하인 까마귀에게 쫓기기 시작하지요.숲에서 가까스로 만난 친구마저 후포의 호기심 때문에 어둠에게 잡혀가자, 후포는 어둠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시끄럽게 떠들거나 귀찮게 굴지 않기로 마음먹고 훔딩고의 책마저 버리고 떠나요. 과연 후포는 친구들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자신을 버리기로 한 선택은 옳았던 걸까요?바쁜 일과들을 미션 클리어 하듯 해치우며 고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현대인들은 책 속 도시의 멍한 눈빛의 시민들과 다르지 않은 듯 해요. 그리고 호기심 많고 좋아하는 것에 빠져 계속 떠들기 좋아하는 후포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과 꼭 닮아 있어요.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줄 인내심이 부족하죠. “쓸데없는 이야기 그만 하고 숙제 해!” 라는 말에 자기만의 세계를 조금씩 닫아가는 건 아닐까요? 모두의 호기심을 훔쳐간 도둑은 누구일까요?도시를 안개로 자욱이 채워버린 ‘어둠’도 처음엔 그런 존재가 아니었답니다. 그 반전이 참 뭉클하고 마음 아파요. 그 진실을 찾는 후포의 여정을 꼭 책에서 확인해보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