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코 - 2025년 제31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82
김순현 지음 / 비룡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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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작은 벌레들이 살고 있는 숲에 불이 났어요.

남은 건 겨우 씨앗 하나.

살 곳을 잃은 벌레들은 짐을 싸서 떠나지만,

가장 작은 벌레 치코는 숲을 돌보기로 해요.

씨앗을 지킨 보토 할아버지 만이 치코를 도와요.

겨우 작은 벌레 둘의 힘으로

흙과 숲은 회복할 수 있을까요?

.

치코는 사실 미생물이에요.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 존재이죠. (책에서도 찾아내기 쉽지 않아요!) 큰 숲에서 가장 작은 존재인 치코가 숲을 살려내겠다고 나서는 모습, 애써 모아둔 흙을 다른 벌레들이 짓밟고 가자 울고 싶어 하는 모습이 애처로워요.

하지만 그런 치코의 정성에 다른 벌레들도 하나둘 모여들어요. 보토 할아버지와 함께 심은 씨앗에서 싹이 돋아 자라나자 모두들 행복해하지요. 꽃 아래 모여 다시 옛날로 돌아간 것처럼 즐거워해요. 치코의 노력이 모두에게 희망을 안겨준거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존재가 주위의 놀림에도 굴하지 않고 묵묵히 나아가는 모습은 얼마나 감동적인지요. 아이들이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며 사는 것의 중요함을 깨닫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실제로도 숲이 다 타버렸다면 흙을 다시 비옥하게 만드는 건 동물들이 아닌 미생물의 몫이죠.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책이에요.

미생물과 흙을 표현하려 한 듯 아주 작은 점과 예민한 선들로 이루어진 그림은 독보적이고 개성있어요. 정말로 다 타고 남은 재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면지에 들어간 작가의 말과 출판 정보가 지렁이가 지나간 길처럼 표현된 것마저 섬세하게 기획된 멋진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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